iH와 협력해 투자·분양 탄력 계획
핵심 카지노 무산돼 일각 "불가능"
토지 무상임대 등 '무리수' 지적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영종국제도시 골든테라시티(옛 미단시티) 활성화를 위해 국제학교 유치에 나선다.

인천경제청은 골든테라시티 사업 부지에 국제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국제학교는 중구 운북동 골든테라시티 교육연구시설 용지 약 9만6천㎡에 건립될 예정이며, 인천경제청은 2028년 개교를 목표로 사업자를 모집하기로 했다.

신청 자격은 현행법상 외국에서 유아나 초등·중등 교육기관을 운영하는 국가·지방자치단체·비영리법인 등 외국학교법인으로 제한된다. 이번 국제학교 유치사업은 수의계약 형태로 추진된 기존 방식과 달리 국제 공모와 전문가 평가를 토대로 사업자 선정이 이뤄진다. 평가 항목에는 본교의 명성과 운영 능력, 재무 현황을 비롯한 분교의 재원과 학사 계획, 학생 모집 방안 등이 종합적으로 포함된다.

인천경제청은 내년 1월10일까지 사업 제안서를 받은 뒤 평가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인천경제청은 해외 유수의 학교법인이 공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토지를 일정 기간 무상 임대하고 학교 건물도 자체 예산으로 건립할 방침이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송도국제도시에는 채드윅과 캘빈매니토바 등 국제학교 2개가 있으며, 청라국제도시에는 달튼 외국인학교가 있다.

골든테라시티는 RFKR(중국 푸리그룹 한국법인)이 9천억원을 투자해 특급호텔·외국인카지노·컨벤션 등을 조성하는 복합리조트 단지로, 2014년부터 추진됐다. 하지만 투자가 지연돼 공사가 중단됐고 지난해 카지노 사업권까지 실효되면서 현재는 사업 자체가 중단된 상태다.

인천경제청은 골든테라시티 사업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iH)와 국제학교를 우선 유치해 사업 활성화의 물꼬를 트겠다는 전략이다. 정주 여건을 개선해 외국인 투자와 아파트 분양 등이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천경제청의 전략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골든테라시티 핵심 시설인 카지노가 무산된 상태에서 국제학교 유치로 사업 활성화를 꾀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국제학교 건립을 위해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하고 건축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과도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세계 유수의 국제학교를 유치하기 위해선 일정 부분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며 "해외 명문학교 유치로 더 높은 투자 환경이 조성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