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여객터미널 위치 판매장들
2보루 이상 사면 할인 판촉행사
해외 한도 1보루… 불법 부추겨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 입점한 KT&G가 '1+1' 등 판촉 행사를 통해 담배 반입 한도를 초과하는 물량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불법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찾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구역에 있는 담배 판매장. 10월 말까지 담배를 2보루 이상 사면 구매 개수에 따라 최대 24%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판촉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매장에서 근무하는 KT&G 판촉 직원은 "함께 출국하는 사람들과 나눠 들고 가면 절대 적발될 일은 없다"며 "담배를 여러 보루 사가서 문제가 생긴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귀띔했다.
매장에서 근무하던 또 다른 직원은 "도착 국가에선 일부 사람만 철저히 검사하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면세 한도를 넘어선 담배를 사더라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구매를 부추겼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있는 담배 판매장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에서 일하는 KT&G 판촉 직원은 "불법인 줄 알면서도 면세 한도를 넘어서 구매하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오가는 상위 10개국(일본·중국·베트남·미국·필리핀·태국·대만·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 중 중국을 제외한 9개 나라는 담배 면세 한도가 1보루를 넘지 않는다. 중국도 면세 한도가 2보루에 불과하다. 할인 행사에 따라 담배를 구입할 경우 이들 국가에서는 모두 불법 반입이 되는 셈이다.
담배 판매장 직원들은 "입국 국가 검사 과정에서 적발되더라도 담배를 빼앗기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엄격한 처벌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초과 하는 담배 1보루당 10~15배의 벌금이 부과되며, 홍콩은 최고 징역 2년형이나 100만 홍콩달러(약 1억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인천공항 면세구역 내 담배 판매점은 총 18개로, 신라·신세계·경복궁·시티 면세점 등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 면세점은 KT&G를 포함한 담배 제조사에 판매 공간을 대여하고 있다. KT&G는 협력업체에 담배 판매 업무를 위탁한다. 할인 행사 제품의 경우 판매량에 따라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KT&G 관계자는 "면세 담배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판매하고 있어서 (KT&G가) 직접 교육할 수 없다"며 "협력업체가 판매 직원들에게 국가별 담배 반입 가능 수량 규정을 정확히 고지하도록 계속해서 소통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