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6억달러 월간 최대실적
기업·기관 제품 교체 시기 맞물려
물량 이어 납품 단가 인상 주요인


인천 남동산단 전경. /경인일보DB
반도체 수출 실적 경신에 인쇄회로기판 제조업가 반등하고 있다. 사진은 인천 남동산단 전경. /경인일보DB

국내 반도체 수출이 지난달 월간 최대 실적을 경신하면서 그간 침체에 빠졌던 인천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업계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한 PCB 제조업체는 올해 하반기 들어 주·야간 2교대로 생산 설비를 가동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PC 등 전자제품에 쓰이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납품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도체 한파가 몰아닥쳤던 지난해는 주간에만 공장을 운영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역전됐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면서 원청의 주문 물량도 늘어나고 있다"며 "납품 기한을 맞추기 위해 공장 가동 시간을 늘리고 PCB 품질을 확인하는 검사 인력도 추가로 채용했다"고 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달 136억2천만 달러를 기록해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이 일제히 늘면서 1년 전보다 37.1% 증가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 수출액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9.0%, 132.0% 늘어나는 등 올해 들어 최고 증가율을 올렸다.

수출 실적이 확대된 것은 반도체와 전자제품의 '교체 시기'가 맞물린 게 주된 이유로 꼽힌다. 기업이나 기관에서 사용하는 대용량 서버의 교체 주기가 올해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서버에 쓰이는 반도체 역시 신제품으로 바뀌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았고, PC도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 출시되면서 시장 수요를 자극했다.

수출 물량뿐 아니라 단가가 올랐다는 점도 인천 PCB 제조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PCB&반도체패키징산업협회 관계자는 "신기술이 적용된 전자기기와 반도체가 시장에 나오면서 PCB 납품 단가도 이전보다 비싸지고 있다"며 "영세 기업이 많은 PCB 업계 특성상 수익성을 높이기 좋은 환경"이라고 했다.

메모리반도체의 재고가 쌓이는 등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침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D램 재고가 발생했지만, 가장 명확한 지표인 반도체 가격의 급락은 없었다"며 "HBM(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고 있고 반도체 제조사와 고객사들이 벌써 2026년 물량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가시적 성과가 나올 전망"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