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도내 일선 교사들 호응 속 성황
카프카 문학 현재의 관점서 재조명
땅끝마을인 전남 해남의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최근 소설 ‘변신’, ‘심판’ 등의 체코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 타계 100주년을 맞아 열린 ‘땅끝, 해남에서 카프카를 만나다’ 심포지엄이 최근 전남 도내 일선 교사들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끝마쳤다.
지난 12일 열린 심포지엄에서는 김태환 서울대 독문과 교수,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정찬 소설가, 장석남 시인이 카프카 문학을 오늘의 관점에서 논평 등을 통해 설명했다.
김태환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카프카는 소설가, 즉 이야기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이야기에 대한 탐구자이기도 하다”며 “그것은 그가 자신의 소설을 통해 이야기의 가장 본질적인 전제를 의문시하고 그렇게 이야기의 기반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카프카가 보통사람과 달랐던 것은 그가 깨어있을 때도 일상적 생의 습관에 무뎌지지 않은 원초적 불안의 감각으로 세계를 봤고 그렇게 본 세계의 모습을 글 보였다는 데 있는지도 모른다”며 “카프카의 상상적 세게가 악몽을 닮은 것은 이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찬 소설가는 “카프카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이 ‘변신’이다. 사람이 벌레로 변신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세기의 소설’로 만든 천재성에 직므도 감탄을 금치 못한다”며 “집단에 유용하지 못한 인간은 하잘 것 없는 존재로 전락시키는 문명세계의 냉혹한 폭력을 아프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햇다.
방민호 교수는 “한국 문단에서 카프카 문학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부터이며 카프카는 한국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인훈의 소설 ‘회색인’이 카프카 문학을 심층적으로 다룬 대목을 소개하며 “문학으로서 가능한 상징의 끝은 카프카일 것이다. 이상, 더 밀고 나가면 그러한 극단을 가누기에는 언어가 견디지 못한다”고 말했다.
앞서 심포지엄은 김혜숙 명인의 춤 공연으로 시작됐으며 테너 안세권, 바리톤 박무강 등의 노래와 함께 남기선 시낭송가의 박병두 촌장의 시 ‘해남 가는 길’ 시 낭송, 송종국 시인과 김령(광주일고) 국어교사가 카프카의 아포리즘과 시를 낭독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전남 도내 교사들과 문인들 120여명이 참석해 깊어가는 가을날 카프카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박병두(소설가·시나리오 작가) 인송문학촌장은 “한강 소설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쁨과 감동, 환희의 여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프카 심포지엄을 땅끝에서 갖는 의미가 새롭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카프카 삶의 문학을 재조명하는 행사과 전 세계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문학의 관점에서 카프카 문학을 새롭게 해석하는 도전의 자리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