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현장] HUG 질타하는 국토위 의원들


윤종군, 보증보험 악용 사례 소개
김은혜 "빌라왕 재탄생 될라 우려"
전용기, 수사 대상자에 보증 비판
손명수 "정부 개입으로 시장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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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을 여야 협치로 끌어냈던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이번엔 전세사기에 악용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하 허그)를 정당과 관계없이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여야 의원들은 제도의 미비점을 보완하지 못한 채 전세사기를 '현재진행형'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윤종군(안성) 의원은 16일 국정감사에서 '전세보증금 38억원을 떼먹은 것을 알고도 해당 임대인에게 추가로 보증보험을 내준' 사례를 소개하고, "허그가 악성임대인을 알고도 보증을 선 것인데, 이렇게 진행한 이유를 묻자 허그가 '후속임차인의 보증금으로 기존 임차인에 대한 보증채무 대위변제가 가능하다. 채권회수가 유리하다'고 공식 답변을 했다"고 밝혔다.

임차인의 피해에 관심이 없는 듯한 '공식 답변'에 윤 의원은 "허그의 설립목적이 뭔가. 전세피해자 최소화에 있다. 그런데 자신들의 채권회수가 유리하다며 임차인 피해자 양산을 막는데 에는 관심이 없다. 이게 제대로 된 공공기관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성남분당을) 의원은 허그가 악성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뜯긴 데다 피해주택을 낙찰받은 사람들에게서 2차로 주택도시기금을 뜯기고 있는 현실을 드러냈다. 허그는 집주인이 돌려주지 못한 보증금(A)을 임차인에게 돌려주고, 피해 주택을 경매로 넘겨 그 낙찰자로 하여금 그 보증금(A)을 허그에 갚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낙찰자들이 보증금을 갚지 않은 채 수익활동만 하는 데다 허그와의 소송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소송 144건을 특정 로펌 한 곳이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또 다른 전세사기가 의심된다"면서 "빌라왕의 재탄생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전용기(화성정) 의원도 악성 임대인에게 보증보험을 내 주는 것을 너머 허그가 전세사기 수사의뢰 대상자에게 다시 보증을 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주 채무자 변경으로 수사대상자가 채무를 승계하면 이를 허그가 알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HUG의 유병태 사장이 전 의원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해 전 의원이 '주 채무자 변경, 보증 승계'를 설명하는 등 촌극이 벌어져 유 사장의 업무 파악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됐다.

같은 당 손명수(용인을) 의원은 데이터를 통해 '보증률 100%'가 전세사기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차관 출신인 손 의원은 "정부가 전세제도에 개입하면서 시장이 왜곡됐다. 보증률을 100%로 올린 취지와 다르게 악용되고 있다. 허그 곳간을 채우면 전세사기범이 털어가는 꼴이다. 보증률을 낮추고 대위변제액 10조를 들여 빌라 4만채를 확보해 필요한 사람에게 월세로 주는게 차라리 낫다"고 지적했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