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수 보선, 국힘의 텃밭 수성
'이겨야 본전' 부담·안보 이슈 난항
민주 득표율 42%대 2000년대 '처음'
지지율 40%대 벽넘어… 괄목 성과
10·16 강화군수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한동훈·이재명 당대표가 총출동하는 등 여·야 모두 사력을 다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선거에 임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수성에 성공했지만 힘겨운 싸움을 치르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화에서의 기대 이상의 득표율로 선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 그래프 참조
국민의힘은 투표자의 과반 득표를 얻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싸움이었다.
보수 강세 지역인 강화는 '이겨야 본전'인 부담이 큰 판이었다. 2000년대 이후 강화군수 선거 당선자는 모두 '국민의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안덕수(2006·2010년), 이상복(2014년), 유천호(2022년) 군수가 있었지만 모두 선거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계열 정당으로 복당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용산발 이슈와 현 정부의 국방·안보정책 책임론이 불거지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소음 피해가 심각한 송해면에 민주당보다 뒤늦게 찾아가 이곳 주민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이점을 활용해 정책으로 해결책을 내놓으며 흩어진 민심을 수습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득표율 42.12%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강화군수 선거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은 것은 2000년대 이후 치러진 강화군수 선거에서 처음이다.
강화는 민주당 입장에서 험지 중 험지다. 민선 1·2기 강화군수를 제외하면 2000년대 이후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2위에서 밀려난 경우도 다반사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실정과 북한의 소음공격 등의 안보이슈를 약점으로 파고들며 기회로 삼았다.
당 지도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주민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피해 실태를 확인했다. 지난 총선에 이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현 정부의 리스크를 공략했다. 이번 선거에서 한 후보는 고향인 양도면에서 1천73표를 얻어 909표를 얻은 상대 후보를 앞섰다.
그리고 비교적 젊은 층이 거주하는 강화읍(4천993표, 45.15%)과 선원면(1천869표, 46.17%) 등에서 선전했다.
이번 강화군 보궐선거 전체 투표자수는 3만6천580명으로 지난 직전선거 3만9천88명보다 감소한 가운데 얻은 결과다.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선거에 진 것은 시당위원장 책임이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의 씨앗을 주신 강화군민께 감사드린다"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분들이 표를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