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수 보선, 국힘의 텃밭 수성
'이겨야 본전' 부담·안보 이슈 난항
민주 득표율 42%대 2000년대 '처음'
지지율 40%대 벽넘어… 괄목 성과


박용철 후보 지지 호소하는 한동훈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0일 오후 인천 강화군 길상면 한 거리에서 박용철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10 /연합뉴스

10·16 강화군수 보궐선거가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한동훈·이재명 당대표가 총출동하는 등 여·야 모두 사력을 다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선거에 임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 수성에 성공했지만 힘겨운 싸움을 치르며 값진 승리를 거뒀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화에서의 기대 이상의 득표율로 선전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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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투표자의 과반 득표를 얻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싸움이었다.

보수 강세 지역인 강화는 '이겨야 본전'인 부담이 큰 판이었다. 2000년대 이후 강화군수 선거 당선자는 모두 '국민의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소속으로 당선된 안덕수(2006·2010년), 이상복(2014년), 유천호(2022년) 군수가 있었지만 모두 선거 이후 국민의힘 전신인 보수계열 정당으로 복당했다.

 

박용철 강화군수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가 당선이 유력해지자 16일 밤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배준영 국회의원과 함께 지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2024.10.16 /김용국기자yong@kyeomgin.com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용산발 이슈와 현 정부의 국방·안보정책 책임론이 불거지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소음 피해가 심각한 송해면에 민주당보다 뒤늦게 찾아가 이곳 주민들로부터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의 이점을 활용해 정책으로 해결책을 내놓으며 흩어진 민심을 수습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돋보였다. 득표율 42.12%를 차지했다. 민주당이 강화군수 선거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얻은 것은 2000년대 이후 치러진 강화군수 선거에서 처음이다.

강화는 민주당 입장에서 험지 중 험지다. 민선 1·2기 강화군수를 제외하면 2000년대 이후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다. 2위에서 밀려난 경우도 다반사다.

 

이재명 대표, 강화군수 보궐선거 지원 유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일 오후 인천시 강화군 외포항 젓갈 수산물 직판장에서 한연희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10.12 /연합뉴스

민주당은 현 정부의 실정과 북한의 소음공격 등의 안보이슈를 약점으로 파고들며 기회로 삼았다.

당 지도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며 주민과 만나 이야기를 듣고 피해 실태를 확인했다. 지난 총선에 이어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며 현 정부의 리스크를 공략했다. 이번 선거에서 한 후보는 고향인 양도면에서 1천73표를 얻어 909표를 얻은 상대 후보를 앞섰다.

그리고 비교적 젊은 층이 거주하는 강화읍(4천993표, 45.15%)과 선원면(1천869표, 46.17%) 등에서 선전했다.

이번 강화군 보궐선거 전체 투표자수는 3만6천580명으로 지난 직전선거 3만9천88명보다 감소한 가운데 얻은 결과다.

고남석 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은 "선거에 진 것은 시당위원장 책임이다. 하지만 동시에 희망의 씨앗을 주신 강화군민께 감사드린다"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 분들이 표를 주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 새롭게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