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혼합형 금리 年4.15~5.72%
시장금리 0.012%p 하락과 대조돼
"얼마 전 기준금리 인하 소식에 잠시나마 기대했는데, 오히려 시중은행 금리는 더 올라 막막한 상황이다."
최근 시중은행에서 금리인하요구권을 거절당했다는 직장인 A씨는 "기준금리 인하를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한국은행이 3년여의 통화 긴축을 끝내고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중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나 볼멘소리가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p 내렸다. 지난 2023년 1월 3.5%로 올린 뒤 계속 동결돼 온 기준금리가 1년9개월 만에 내리자 시중 은행 금리도 내릴 것이란 기대감이 나왔다.
그러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8일 기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으로 파악됐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1일(연 3.990∼5.780%)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하단이 0.160%p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p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금리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였다.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기준·연 4.750∼6.540%)도 상·하단이 각각 0.040%p 올랐다.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360%에서 3.400%로 0.040%p 상승한 영향이다.
이와 관련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이유는 시장금리 하락이 대출 금리에 일정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면서 "기준금리 인하로 머지않아 대출금리도 내릴 가능성이 높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됐다고 보기 어려워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눈에 띄게 낮출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앞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세는 은행들이 자체 목표치를 넘겨 대출을 내준 영향이 컸다"며 "은행 스스로 위험관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