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성장' 기업을 가다] '산업용 냉장·냉동' 전문
기업·소비자·직원과의 신용 중요
IMF·2006년 원자재 파동도 돌파
안정적 고정 거래처 30년간 성장
한낮 기온이 30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진 올 여름,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에다 탄소배출 증가로 이중고를 겪었다.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의 영향으로 대형 오피스빌딩과 쇼핑센터, 물류센터, 병원, 공장 등에서는 냉난방 관리에 갈수록 애를 먹고 있다. 이들 대규모 시설에서는 일반 가정과 달리 공조기(AHU)로 공기오염, 온도, 습도 등을 관리하다 보니 전 세계적으로 공조기 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
최근엔 탄소배출규제 강화로 성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처럼 '레드오션'으로 변하고 있는 시장환경 속에서 기술력 하나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뚫은 중소기업이 있다.
(주)중원냉열(대표·허예회)은 1993년 설립돼 산업용 냉장·냉동 분야 한 우물만 판 기업이다. 초기에는 냉동 탑차의 냉동 시설을 제작하며 차근차근 기술을 쌓았다. 일찌감치 시장성이 큰 냉동공조기 개발에 눈을 돌리면서 기술 투자는 눈에 띄게 늘었고 수익성도 한층 개선됐다. 2010년대 들어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붐이 일자 재빨리 에너지 효율 향상에 집중한 결과 안정적인 대기업 협력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허예회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기 전 냉동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던 시절부터 신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지금까지 이를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허 대표는 "신용은 곧 생명으로 기업 간의 관계, 소비자와의 관계, 직원과의 관계에서 지키지 못할 약속은 처음부터 하지 않는다"며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어디든 가서 해결하고, 특히 회사의 핵심인 직원과의 신용을 지키기 위해 급여 날짜를 한 번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신용경영 덕분에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6년 원자재 파동 등 숱한 고비를 무사히 넘기며 성장해 올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대기업도 하루아침에 쓰러지던 IMF 위기 때 이 기업의 건전성과 가능성을 보고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현재 이 기업은 끈질긴 기술개발 노력 끝에 물타입 냉난방 열교환 코일 생산에 성공하며 국제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는 미국냉난방공조협회(AHRI) 인증을 획득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철웅 중진공 경기북부지부장은 "이 회사는 대내외 환경에 맞는 제품개발, 국제인증 획득 등을 통해 안정적인 고정 거래처를 기반으로 30년간 성장한 기업으로, 앞으로도 우수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할 수 있도록 자금, 인력, 수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