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발화지점 합동감식… 업체 "건질 게 거의 없다" 푸념
건물 70여개 동을 태운 인천 서구 왕길동 기계 제조 공장 화재의 원인 규명을 위해 소방당국 등이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인천소방본부,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으로 구성된 감식팀은 21일 오전 10시30분부터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기계 제조 공장 내부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인천 서구 왕길동 공장지대는 매캐한 냄새로 숨쉬기 어려울 정도였다. 뼈대만 남은 공장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고, 미처 옮기지 못한 화물차 등은 까맣게 탄 상태였다.
전날 오전 8시44분께 공장지대 기계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는 11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7시 45분께 완전히 꺼졌다. 소방당국은 강한 바람으로 인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고, 인근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인 대응 2단계를 발령한 끝에 가까스로 불을 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36개 업체의 공장 건물 76개 동이 불에 탔다. 이른 아침부터 나와 피해 상황을 살피던 공장 관계자들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화재 피해를 본 김치공장 한 관계자는 "어제 화재가 났을 때 멀리서 지켜만 보다 오늘 나와 상황을 살피고 있는데, 건질 게 거의 없다"며 "공장은 물론 화물차도 타버렸다. 그나마 타지 않은 화물차 1대 정도만 건졌다"고 푸념했다.
소방당국은 인접한 공장 건물들이 샌드위치 패널 등 불에 잘 타는 구조로 지어져 피해가 커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감식팀은 합동감식을 진행한 뒤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