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29일~11월3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인현동 참사 25주기 맞아 이탈·이소영 추모전

‘57명 사상자’ 물리적인 57가지 상실로 기억

30일 오후엔 박혜경 무용가 추모 퍼포먼스도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 추모전 ‘결코 작별하지 않는다’ 포스터.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 추모전 ‘결코 작별하지 않는다’ 포스터.

1999년 10월30일, 인현동 화재 참사 25주기를 추모하는 전시 ‘결코 작별하지 않는다(We do not part)’가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인천 중구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설치 미술 작가 이탈과 미디어 아트 작가 이소영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키네틱 아트, 라이트 아트, 설치 등을 통해 화재 사건의 충격과 아픔을 넘어 위로와 공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로 전시장을 채울 예정이다. 57명의 생명을 앗아간 인현동 참사 25주기를 맞아 그들의 이름과 이야기를 추모하는 내용이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좌우 측에 높이 2.5m, 길이 6m, 폭 2m의 금속 프레임이 각각 설치된다. 프레임에는 1999년 당시 화재 사건을 다룬 기사들을 흐릿하게 인쇄한 천이 걸린다. 좌우 각각 12폭씩, 총 24폭을 설치한다. 지난 24년간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상징물이다. 이 걸개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건에 대한 기억도 점차 희미해져 간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전시의 중심에는 56개 백열전구로 구성된 대형 라이트 아트가 설치될 예정이다. 희생자를 상징하는 56개의 백열전구는 컴퓨터 언어로 개별 제어되며, 전면에 설치된 56개의 투명판에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추모 문구가 기록된다. 이 메시지들은 불이 밝혀짐과 동시에 빛으로 새겨져 57번째인 ‘하나의 빛’으로 통합된다.

관람객은 찬란한 빛 속에서 희생자들을 하나하나 애도할 수 있다. 전시 기간 중인 오는 30일 오후 3시 30분 전시장에서는 무용가 박혜경이 추모 퍼포먼스 ‘가슴에 묻다’를 펼칠 예정이다.

이소영 작가는 기획의 글에서 “이런 참사가 잊히지 않도록, 우리는 진정한 기억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했다. 작가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인현동 화재 참사는 57명의 사상자를 낸 물리적 재난이 동시에, 이미지에 의해 그 충격과 고통의 외연이 확장된 특수한 시각적 사태, 즉 이미지 재난이었다. 작가 이탈과 이소영은 미디어 이미지에 노출된 재난의 목격자이자 공범자인 우리가 그 재난과 결별할 올바른 애도의 과정을 가졌는지, 망각과 침묵, 무력감 속에 결코 재현될 수 없는 불가능성으로 남아버린 것은 아닌지,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여정으로써 이번 추모 특별전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도서출판 다인아트, 문화수리공, AsiaN,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가 주최·주관한다.

■ 작가 소개

이탈 작가
이탈 작가

이탈 : 미디어아트, 공공미술, 설치미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사회적, 정치적 권력 구조에 비판적 시각을 제시해 온 작가다. 14차례 개인전과 300여 차례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경기대, 백석대, 인천대, 중앙대, 춘천교대 등에서 강의했다. 타슈켄트 비엔날레, 다카르 비엔날레, 창원 조각 비엔날레, 강원 트리엔날레, 코마게네 비엔날레 등 기획전에 초대됐다. 현재는 한국미디어아트협회 이사로 활동하며 강화도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이소영 작가
이소영 작가

이소영 : 이화여대와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국민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외에서 22차례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다카르, 러션, 칭다오, 타슈켄트 등지에서 국제 비엔날레에 참여했다.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작품 선정,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는 대구대 자유전공학부 교수,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혜경 무용가
박혜경 무용가

박혜경 : 한국체육대 대학원 체육학 석사, 동덕여대 대학원 무용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89년 인천현대무용단에 입단해 활동하며 여러 무용제와 축제 감독을 맡았다. 인천무용협회 회장과 인천문화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Korea Action Dance Company 단장, 협동조합 모므로ept 대표, 인천예총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