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청년문화공연단 사업 효과
가야금·팝페라·밴드 등 무대 다양
선학동·아트포레·옥련동 3곳 행사
"끼 발산·경제 활성화 두 토끼"
인천 연수구 골목 상권과 전통시장 길거리에 청년 예술인들이 찾아들자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연수문화재단이 지난 9월 중순부터 운영하고 있는 '연수청년문화공연단'이 가져온 희망을 담은 변화다.
지난 18일 오후 7시30분 연수구 선학동 음식특화거리 경인북부수협 선학지점 앞 주차장이 거리 공연장으로 바뀌었다. 문을 닫은 은행 앞 주차장에 의자가 놓이고 각종 음향기기가 설치됐다.
청년 뮤지션팀 '가야금 앙상블 그미'가 공연 준비를 위해 악기를 조율하자 거리를 지나던 시민들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발걸음을 멈췄다.
공연 팀은 "카페에 있는 분들, 식당에 있는 분들 가야금 공연 감상하세요"라고 외치고 아름다운 선율의 가야금을 타기 시작했다. '아리랑'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옛사랑'처럼 다양한 장르의 익숙한 곡이 평소 듣기 쉽지 않은 가야금으로 연주됐다. 거리에 모인 시민들이 박수를 치고 환호했다.
비가 조금 오는 날씨였지만, 금세 관객으로 북적였다. 인근 식당 안에서도 은은하게 공연 음악 소리가 들렸다. '팝페라 웨이브', 밴드 'SIRO' 등 3개 팀의 공연이 오후 9시까지 이어졌다.
연수문화재단은 생활권별로 형성된 상업 공간과 야외 공연을 연계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청년 예술인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로 연수청년문화공연단 사업을 기획했다.
올해는 선학동 음식특화거리, 송도국제도시 아트포레, 옥련동 송도역전시장 등 3곳에서 야외공연을 시도했다.
우선 재단은 지난 7월 공연에 참여할 예술인들을 모았다. 춤, 악기 연주, 클래식, 재즈, 전통음악, 대중음악 등 여러 장르에서 58개 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9월 중순부터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지역 상권 3곳에서 무대를 가졌다. 공연을 운영한 장소에선 시민, 상인, 예술인 모두 만족했다고 한다.
연수청년문화공연단 사업 효과를 톡톡히 봤다는 선학동 상인회 송동규 사무국장은 "선학동 음식특화거리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것을 체감하는 상황이었는데, 금요일과 토요일 문화 공연이 이어지니 확실히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며 "공연이 있는 날만 골라서 선학동을 찾는 손님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송 사무국장은 "내년에는 이 사업을 봄과 가을로 확대하고, 공연 장소도 늘렸으면 좋겠다"며 "이번 사업을 경험하면서 아예 일정 시간을 차 없는 거리로 지정하면 더 많은 사람이 모일 것 같다는 아이디어도 떠올랐다"고 말했다.
최재용 연수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청년 예술인은 끼를 발산하고, 상권에 사람이 모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사업"이라며 "작은 공연을 퍼뜨려서 연수구 주민들이 곳곳에서 문화를 누리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연수청년문화공연단 사업 대상지를 확대하고자 지역 상인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경인일보·연수문화재단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