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다음 보기 중 차량이 황색 점멸등이 있는 교차로에 접근할 때 올바른 행동은? ①진행하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이동한다. ②교차로에 진입하기 전에 정지한다. ③다른 교통상황에 주의하며 서행하면서 진행한다. ④신호를 무시하고 진행한다.
깜빡! 깜빡! 운전을 하다가 점멸신호등을 만나면 멈춰야 할지 그냥 지나가도 될지 순간 고민하게 된다. 주도로에서 운영되는 황색점멸등은 주위를 살피면서 서행으로 통과하고, 부도로의 적색점멸등은 정지선이나 횡단보도, 교차로 직전에 일단 멈춘 뒤 이동해야 맞다. 교차로 진입시 적색점멸등 보다 황색점멸등 이용자에게 통행우선권이 있다. 정답은 ③번이다.
점멸신호등을 고장난 신호등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엄연한 공식 신호체계다. 점멸신호등은 통행량이 많지 않은 지역과 시간대에 신호 대기를 줄이고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운영한다. 정상 작동하는 신호등을 심야시간(자정~오전 5시)에 점멸 신호로 전환하거나, 24시간 항시 점멸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2022년 말 기준으로 경기남부 2천400개, 경기북부 2천112개, 인천 532개 등 전국에서 1만7천990개가 운영 중이다.
2019년 강화된 운영기준에 따라 점멸신호등은 4차로 이하 도로에, 통행량이 시간당 400대 이하일 때만 운영한다. 하지만 5, 6차로에서도 점멸신호등이 운영돼 사고 우려를 높이기도 한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어린이 등 보행약자들은 신호 없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 더 위축된다. 질주하는 차량들 사이에서 굳어버린 채 중앙선에 서있는 장면은 아슬아슬하다. 최근 남양주시의 한 교차로에서 20대 현역 육군 여장교가 몰던 차량에 70대 여성이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황색 점멸신호가 켜진 상태에서 앞 차량을 따라 좌회전하다가 길을 건너던 보행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왕복 5차로인데도 점멸신호등 상태였고, 이 때문에 횡단보도 보행자 신호등은 꺼져있었다.
신호 위반으로 인한 사고는 가을철 교통사고의 20%에 달한다. 신호를 제대로 준수하면 사고를 20% 줄일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운전을 보면 운전자의 인격을 알 수 있다. 프리미엄 세단의 하차감보다 중요한 것은 교통법규를 지키는 책임감이다. 도로 위의 노란색은 배려와 양보이자 약속이다. 황색점멸등에서 속도를 줄이면 안전한 길이 열린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