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공기업 연계 없어 아쉬움"
"더 준비해 안정적인 길 찾아갈 것"
중기진흥공단 "일·학위 병행 지원"
특성화고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3학년 학생들이 모인 '취업맞춤반' 재학생들의 취업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학생들은 정부의 취업 지원사업이 지나치게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는 탓에 취업을 주저하게 된다고 토로한다.
22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의 특성화고 198개교(경기도 28개교)에서 취업맞춤반을 운영하고 있다. 맞춤반은 졸업 후 취업을 희망하는 3학년 학생들이 현장에서 필요한 산업기술을 집중적으로 배워 학교와 연계된 중소기업에서 실습을 거친 뒤 곧바로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취업을 목전에 둔 맞춤반 학생들의 취업률이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이다. 지난 2017년 82.8%에 달했던 맞춤반 학생들의 취업률은 2021년 64.1%, 2022년 61.5%까지 떨어졌다. → 그래프 참조
취업을 선호해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들 중에서도, 졸업을 앞두고 실제 기술 역량을 키우는 맞춤반 학생들이 결국 취업 대신 점차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셈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중소기업이라는 일자리의 한계선이 취업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일찍 일을 시작하고 싶어도 더 나은 일자리로 나아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 선뜻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날 수원의 한 특성화고에서 만난 맞춤반 학생 최모(AI융합전자과) 군은 다음주부터 취업 연계 현장실습을 앞두고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최군은 "맞춤반은 실제 현장의 도구를 다루고 방학에도 집중적으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취업 통로가 중소기업으로만 한정돼 있는 점은 고민거리"라며 "차라리 더 준비해서 공기업의 고졸 채용 문을 두드리는 게 안정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특성화고 교사들도 학생들에게 취업을 권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안양의 한 특성화고에 근무하는 교사 A씨는 "정부의 특성화고 지원사업은 열악한 일자리는 그대로 둔 채 사업명만 바꿔가며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대기업이나 공기업처럼 좋은 일자리를 연결해주지 않으니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에게 취업을 선뜻 권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대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관계자는 "학령인구가 줄어 과거에 비해 대학 진학이 수월해졌고, 이로 인해 대학 진학 이후 기술을 더 공부한 뒤 현장으로 나가는 학생들도 많다"며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면서도 학위 취득 과정을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관련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