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상 구현·보정 과정 시간 72% 단축
"혁신기술 개발로 미래 동력 강화"
국내 대표 응용소재화학 기업인 KCC가 AI(인공지능) 기반의 다양한 첨단기술 도입과 업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연구개발(R&D) 분야 집중 투자로 제조 중심의 사업 구조를 AI 기반으로 전환해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23일 KCC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1천1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도료·도장분야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023년 한해 연구개발비가 1천866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관련 예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KCC는 이런 연구개발 성과로 최근 도료 도장 없이 색상을 예측해 조색할 수 있는 AI 기반의 '무(無)도장 조색시스템'을 개발해 특허 등록을 완료했다.
지금까지는 도료를 대량 생산하기 전에 주문받은 정확한 색상을 구현하기 위해 조색→도장→건조→확인 등의 과정을 반복해야 했다. 도료가 액상일 때와 건조된 상태에서 미세한 색상 차이가 있어 이를 보정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이번에 개발한 무도장 조색시스템은 KCC가 수년 간 축적한 컬러 데이터를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시켜 도료를 실제로 도장하지 않고도 색상을 예측할 수 있는 공정 플랫폼이다.
KCC는 경기 안성공장 건축도료 조색 공정에 무도장 조색시스템을 적용한 결과 평균 약 10시간 소요됐던 조색 공정이 72% 단축된 2.8시간으로 크게 단축되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KCC는 무도장 조색시스템을 울산, 전주공장 등 국내 공장을 비롯해 중국, 인도 등 해외 법인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KCC는 이 같은 도료분야 신기술뿐 아니라 도료가 고품질로 잘 도장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과 설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스마트 캔버스'는 AI와 AMR(자율이동로봇) 기술을 결합해 도장 작업의 자동화를 실현시킨 혁신적인 로봇으로 평가받는다. 도장 로봇은 첨단 센싱 장치를 활용해 도장 공간을 인식하고, 사용자의 작업 조건 설정에 따라 도장 작업을 스스로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사람이 직접 도장 작업을 할 경우 숙련도에 따라 도장면의 균일도가 떨어져 덧칠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도장 로봇을 이용할 경우 넓은 공간도 일정한 두께의 도막을 형성하며 안정적으로 도장할 수 있다.
KCC는 이런 첨단기술개발과 함께 고객사의 업무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디지털 설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컬러강판의 색상·제품·생산이력·재고 정보를 고객사가 모바일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컬러 플랫폼'을 비롯해 각종 산업 현장과 대리점,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색상을 실시간으로 배합할 수 있는 'KCC SMART'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KCC 관계자는 "지속적인 글로벌 혁신 기술 개발과 제조 공정 개선을 통해 미래사업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