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희 2번째 수필… 선함 속 욕망 내재


■ 어쩌다 선생┃김순희 지음. 미소 펴냄. 224쪽. 1만5천원

어쩌다 선생
수필가 김순희의 두 번째 수필집 '어쩌다 선생'은 진솔하고 선한 글에 은근한 욕망이 내재돼 있다.

뛰어난 기교로 아닌 듯 맞는 듯, 맞는 듯 아닌 듯, 애매모호하게 숨은 그림의 힌트를 보여준다. 그걸 찾아내는 기쁨이 이 책을 읽는 재미다. 2015년 첫 수필집 '순희야 순희야'를 상재한 후 9년이 흘렀으니 과작인 셈인데, 그만큼 고심하고 공을 들인 흔적이 곳곳에서 감동과 재미를 자아낸다.

30편의 글이 실렸다. 작가는 대학 2곳에 출강하며 다국적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표제작 '어쩌다 선생'을 비롯해 '올백 엔딩' '셧다운' '여우의 노래' '어떤 계절을 좋아하세요?' 등은 유학생들과의 에피소드와 연대감을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의 확장을 보여준다.

문광영 문학 평론가는 작가를 일컬어 착상의 귀재라며 "작품마다 날렵한 코브라처럼 발칙한 착상의 머리로 독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한다"며 "작품 중 '앞치마 히스토리'의 경우, 낡은 것에 병적일 정도로 집착하는 자기반영적 성정을 밀도있게 그렸다"고 평가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