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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들의 공항패션, 열광하는 팬덤, 고성능 '대포 카메라' 부대, 검은 정장의 경호원들. 흔하고 익숙한 스타들의 공항 출입국 풍경이다. 세계무대를 누비는 한류 덕에 연예인들의 출입국이 잦아지면서 공항은 팬들이 스타들을 직관할 수 있는 성지가 됐다.

"배우님 들어가시면 승객분들은 3번 게이트 이용하시겠습니다. 여기 게이트를 막을 겁니다." 경호원들은 일반인 출입을 통제에 그치지 않았다. 일반 이용객들을 향해 플래시를 비추고, 라운지에 대기하던 탑승객의 항공권까지 검사했다는 영상과 사진이 SNS를 타고 퍼져나갔다. 지난 7월 배우 변우석 '황제 경호' 논란은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로 진정이 제기됐고, 소속사는 사흘이 지나서야 사과했다. 결국 공항경찰단은 사설 경호업체 대표와 경호원을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스타 출입국 때마다 홍역을 치렀던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대책을 내놨다. 오는 28일부터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별도의 출입문을 개방한다는 것이다. 셀럽의 출국으로 혼잡해지면 일반 여객들의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고 사고 위험성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예인을 위한 전용 출입문을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연예인이 희망할 경우 승무원과 조종사 등이 통과하는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하게 된다.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많은 팬들이 모여드는데 일반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당연한 조치다.", "어차피 기존에 있던 출입문을 활용하는 것이니 문제없다." 찬성은 안전에 집중한다.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것도 아닌데 불필요한 특혜다.", "연예인이 벼슬이냐 특권의식이 더 생길 것 같다." 반박은 특혜에 민감하다.

국가 지정 가급 보안시설인 공항이 연예인들의 팬미팅 현장으로, PPL(간접홍보) 무대로 활용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다. 기획사들은 연예인들의 공항 출입국 스케줄을 홍보한다. 연예인이 타고 가는 차량부터 옷·가방·신발 하나하나가 협찬 품목이기 때문이다. '경호 논란' 시비는 스타 마케팅과 과열된 팬덤 사이에 있다. 문화적인 규범이 없으니 검은 정장들의 무력이 발생한다. 경호원에 맞아 뇌진탕 진단을 받고, 전치 5주 늑골 골절상을 입은 팬들도 있다. 이를 막을 규범을 세울 책임은 연예산업계에 있다. 인천공항의 '연예인 별도 출입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