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원생 '반토막' 경영난 직면
저출산·고령화로 업종변경 늘어
인천시, 공공형 비율 확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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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생 감소로 경영난을 겪던 인천지역 민간 어린이집 등이 노인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모(57)씨는 인천 남동구에서 18년 동안 운영하던 어린이집을 문 닫고 올해 초 서구에 노인요양기관을 열었다. 매년 어린이집 원생이 줄어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원생 수가 예년의 절반 수준인 40명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한씨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임대료와 보육교사 임금 등을 제하고 나면 수중에 남는 게 없었다"고 했다.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인천에서도 어린이집·유치원 등 영유아 돌봄기관이 노인요양시설 등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추세다.

한씨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던 지인들도 일찌감치 노인요양기관으로 업종을 전환했다"며 "노인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이쪽 업종이 유망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전진숙(민·광주 북구을) 의원이 최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천에 있던 영유아 돌봄기관이 노인 장기요양기관으로 전환된 사례는 총 19건이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6곳 중 광주(24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군·구별로는 남동구가 7곳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추홀구(4곳), 부평구·서구(각 3곳), 중구·연수구(각 1곳) 순이다.

인천시는 경영난을 겪는 민간 어린이집 등을 지원하기 위해 공공형 어린이집 비율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인천시가 민간 어린이집 중 우수한 곳을 선발해 운영비 등을 보조해주는 보육시설이다. 인천에는 이달 기준 149곳이 있다.

인천시 영유아정책과 관계자는 "민간 어린이집에 주로 냉·난방비와 조리원 인건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공공형 어린이집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상우기자 bee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