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칼이 될때' 저자 홍성수 교수, 인천민주화운동센터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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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수 숙명여대 교수가 혐오 표현에 맞서는 법을 강연하고 있다. 2024.10.24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

"혐오의 유혹에 빠지면 우리가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를 놓치게 됩니다."

'말이 칼이 될 때'의 저자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24일 인천 주안영상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특강에서 "혐오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은 채 엉뚱한 희생양을 찾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주최로 열린 이번 특강은 혐오 표현의 뜻을 설명하고 그리고 이에 맞서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소개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홍성수 교수는 '혐오'에 대한 정의를 먼저 설명했다. 혐오는 사전적으로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을 갖고 있지만 인종과 종교, 성적 지향 등의 의미를 내포하면 그 의미가 달라진다고 했다. 그는 "성별, 장애, 종교 등에 기인한 편견을 밖으로 드러내 말로 하게 되면 '혐오 표현'이 되고 해당 당사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차별'이 된다"며 "더 나아가 혐오 범죄와 집단 학살로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어떠한 사람 혹은 특정 집단이 어려운 상황에 놓일 때 혐오가 드러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생긴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를 그 사례로 들었다. 20대 남성이 주로 활동했던 해당 커뮤니티는 여성을 타깃으로 삼고 혐오 표현을 이어갔다.

홍 교수는 "당시 20대 남성들은 과거와 달리 취업이 어려웠는데, 그에 대한 원인을 여성으로 삼은 것"이라며 "여성을 혐오한다고 취업난이 해소되는 게 아니고 근본적 해결책이 아님에도 손쉽게 원인을 돌리는 방안을 선택한 게 바로 혐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혐오는 부당하게 어떤 집단을 비난하고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혐오로 피해를 입는 집단, 동료를 외면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고한 동료시민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진짜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