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 선정
내달 市 전역에서 '인천아리랑 연가' 공연
전통과 현대·음악과 연희·춤과 연극 결합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판을 키운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이 내달 인천 주요 공연장에서 연희판놀음 '인천아리랑 연가'를 선보인다.

잔치마당은 이번 공연을 통해 인천 지역 청년·중견 예술가들과 함께 전통 예술의 원형을 계승하고, 현대적 창작 공연을 펼칠 계획이다. 인천을 넘어 전국으로, 세계로 뻗어 나갈 인천의 대표 전통 예술 공연으로 키우겠다는 게 잔치마당 설명이다.

연희판놀음 '인천아리랑 연가' 공연은 6차례 개최한다. 11월 2~3일 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11월 12일 청라블루노바홀, 11월 20~21일 강화문예회관에서 각각 공연한다. 이 작품에는 인천전통연희단 단원 39명이 출연한다. 풍물연희, 줄타기연희, 사자탈춤, 기악, 무용, 소리, 연기 등 다양한 전통 예술 요소들이 결합된 다채로운 무대로 꾸민다.

'인천아리랑 연가'는 인천의 고유한 해양 문화와 농경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1883년 인천 제물포 개항 이후 외세에 저항하며 불렀던 아리랑과 어촌·농촌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중들의 노래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창작했다. 특히 해안가의 어부들이 만선을 꿈꾸며 부르는 '만선가', 농경 문화의 상징 '김매기'를 기반으로 한 '세벌매기' 등 전통적 음악과 춤이 현대적 리듬과 결합했다.

공연은 '벽사진경' '만선의 꿈' '풍년의 꿈' '줄 위의 광대' '북판' 등 여러 장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프로그램인 '벽사진경'에서는 북청사자탈과 봉산사자탈이 등장해 나쁜 액을 몰아내고 복을 불러오는 사자춤을 선보인다. 이어 '만선의 꿈'에서는 봉죽타령을 모티브로 창작된 곡과 춤이 어우러져 만선의 기쁨을 표현하고, '풍년의 꿈'에서는 장구 연주와 함께 농경 문화의 상징인 김매기를 재현한다.

'줄 위의 광대'에선 남사당놀이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줄타기가 아슬아슬한 재미를 준다. '북판'은 웅장한 북소리와 함께 남성의 힘과 기백을 표현하는 북춤이 무대를 장식한다. 마지막으로 인천의 노래와 함께하는 '연희판놀음'에선 웃다리 판굿, 소고춤, 버나놀이 등 다양한 연희가 어우러진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다. 서도소리인 수심가토리의 선율을 재즈와 결합하는 음악적 실험을 시도했다. 해안가와 농촌의 노동요에 기반한 창작 무용, 줄타기와 사자탈춤 등 전통 놀이의 연극적 구성이 눈에 띈다.

공연은 잔치마당 서광일 대표가 제작을 맡았으며, 대본과 연출은 김병훈, 예술감독은 오승재가 나섰다.

잔치마당 서광일 대표는 "이번 공연은 지역의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력해 만들어 냈다"며 "전통과 현대, 음악과 연희, 그리고 춤과 연극이 결합된 이번 공연으로 인천의 문화적 자산을 재조명하고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