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4명-큐레이터 4명 예술적 언어

불확실성이 지배한 현대사회의 해석


앤 덕희 조던·에글레 부드비티테

우메다 테츠야·최찬숙 등에게 의뢰


기존 역할 뛰어넘는 미술관 시도 눈길

12월 15일까지 대화·퍼포먼스 등 진행

백남준
앤 덕희 조던作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 2024.10.27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현대사회에서 미술관은 어떤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백남준아트센터의 기획전 'NJP(Nam Jun Paik) 커미션 숨결노래'에서는 미술관의 '수행성'에 초점을 두고, 미술관과 예술의 상호 능동적인 관계를 모색한다.

전시는 '미술·음악 작품 등을 의뢰한다'는 커미션의 사전적 의미에 충실한다. 동시대 현대 미술의 주요한 주제들을 탐구하는 중견 작가와 큐레이터에게 신작 제작을 의뢰한 것.

각각 작가 네 명과 큐레이터 네 명이 참여했다. 앤 덕희 조던, 에글레 부드비티테, 우메다 테츠야, 최찬숙은 큐레이터와 함께 불확실성이 지배한 현대 사회에서 저마다의 사유를 예술적 언어로 풀어낸다.

앤 덕희 조던은 '인공 어리석음(artificial stupidity)'이라는 주제로 기계와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백남준에게 영감을 받은 '앞으로 다가올 모든 것을 환영한다'는 LED 조명과 피아노 퍼포먼스 사운드가 삽입된 제작 피아노, 실리콘 손 등으로 구성돼 독특한 감상을 자아낸다.

 

최찬숙作 ‘더 텀블’.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최찬숙作 ‘더 텀블’.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에글레 부드비티테는 인간 신체의 원초적인 몸짓과 목소리를 통해 사회적인 공간과 사회 통념을 전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트램펄린 위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 '송 싱 소일' 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점을 전형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담아낸다.

우메다 테츠야는 사운드 설치와 퍼포먼스라는 자신만의 특성을 살려, 백남준아트센터의 숨겨진 공간을 탐험하는 미술관 투어 퍼포먼스 '물에 관한 산책'을 선보였다.

백남준
최찬숙作 '더 텀블'.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최찬숙은 주변부로 밀려나는 존재들을 포착한 영상 작품 '더 텀블'과 '더 텀블 올 댓 폴'을 전한다. 바람에 굴러다니며 씨앗을 퍼뜨리는 회전초, 그리고 작가가 회전초를 찾기 위해 미국 애리조나 지역을 횡단하다 만난 아메리카 원주민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술관의 기존 역할을 뛰어넘는 시도가 돋보이는 이번 기획전은 오는 12월 15일까지 이어진다. 다음 달에는 최찬숙, 에글레 부드비티테 등이 참여하는 작가와의 대화와 퍼포먼스 등이 진행된다. 자세한 일정은 백남준아트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