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 신축 이사 준비 중 '복병'
내년 4월 입주인데 이전은 2월까지

배정 기준 기관마다 달라 불만 커져

 

인천시교육청
사진은 인천시교육청 전경. /경인일보DB


곧 중학생이 되는 자녀를 둔 김성민(가명·51)씨는 최근 인천 서구 한 신축 아파트단지로 이사를 준비하다가 예상치 못한 난관을 만났다.

입주 시기가 내년 4월인데, 같은 아파트 입주예정자들로부터 "예비 중학생들은 내년 2월까지 주소지를 옮기지 못하면 3월에 인근 중학교 입학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다.

인천서부교육지원청에 문의해 보니 중학생은 연말에 현재 주소지를 기준으로 학교를 배정받고, 재배정 기간(2월) 내 주소지를 옮겨야만 해당 지역 학교에 다닐 수 있다고 했다.

아이가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학기를 시작할 수 없다는 생각에 김씨는 속상한 마음뿐이다.

고등학생은 입주 예정 증명 서류만 있으면 미리 배정이 가능하다는 걸 알고 나니 더욱 그렇다.

이처럼 같은 입주예정자라도 중학생은 인근 학교에 다니려면 학기 중 전학 절차를 밟아야 하고, 고등학생은 이사 전에도 입학이 가능해 학부모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고등학교 배정은 인천시교육청이, 중학교 배정은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담당하는데, 기관마다 학생을 학교에 배정하는 기준이 다르다 보니 발생한 일이다.

인천시교육청은 예비 고교생의 입학 전년도 연말 주소지를 기준으로 고등학교에 배치한다. 다만 입학한 해 8월 이내에 학생이 주소지를 옮긴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해당 지역 학교로 배정하고 있다. 시행사 등이 발급하는 입주예정 증명 서류를 교육청에 제출하면 된다. 미리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더라도 재배정 기간을 활용하면 된다.

인천지역 5개 교육지원청도 연말 주소지를 기준으로 학생들을 중학교에 배정한다. 마찬가지로 이사 예정인 학생을 대상으로 다음 해 2월 초 재배정 신청 기회를 주지만, 고등학생에 비해 기준이 까다롭다.

중학생은 새 학기 시작 전인 2월 중에 입주예정이라는 것이 확인돼야 이사 예정 지역 학교로 배정받을 수 있다.

김씨는 "아이가 중학교 입학 때부터 다른 친구들과 함께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다. 고등학생은 입학이 되는데 중학생은 안 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4월이면 중간고사도 있을 텐데, 아이가 전학을 가서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인천시교육청이 지역 내 모든 고등학생의 배정을 총괄하는 것과 달리, 교육지원청은 10개 군·구를 5곳이 나눠 관리하고 있어 행정적 연계 등 어려움이 따른다는 게 교육지원청 설명이다.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부모들의 민원은 알고 있다. 이를 반영해 배정 지침 개정을 검토 중"이라며 "2025학년도는 배정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라 바꾸기 힘들지만, 2026학년도부터라도 적용할 수 있게 다른 교육지원청, 인천시교육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