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충격 '희비 갈린 상권'


2019~2023 소비행태 분석 결과

궐리단길·청리단길·평리단길
소규모·개성 강조 '공간 상품화'
방역 조치 시기에 오름세 기록

청리단길을 찾은 시민들
특색있는 소규모 점포들이 밀집한 인천의 '리단길'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다른 상권과 달리 매출이 늘면서 충격을 견뎌냈다. 하지만 엔데믹 전환 이후 경기 침체로 손님이 줄고 임대료는 계속 오르면서 리단길 상권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8일 오후 인천 부평구청역 인근 청리단길을 찾은 시민들이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024.10.28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코로나19 유행 기간 부평·주안·구월로데오 등 인천 대표 상권들은 직격탄을 맞았지만, 반대로 매출이 늘어난 상권도 있다. 개성 있는 카페와 식당 등 소규모 점포가 밀집한 이른바 인천의 '리단길'은 코로나19 충격에서 비교적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대학교 소상공인경제생태계연구센터(소상공인센터)는 인천지역 소상공인 상가 정보 데이터와 삼성카드 결제액을 바탕으로 인천지역 궐리단길(구월도매시장 일대), 평리단길(부평문화의거리~부평시장 일대), 청리단길(부평구청역~굴포천역 일대) 2019~2023년 소비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들 지역 매출액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에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단길'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경리단길'에서 유래한 상권의 한 종류다. 일반적 상권과 달리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독특한 먹거리로 구성된 소규모 점포가 밀집해 있어 2010년대부터 서울을 중심으로 각 지역에 생겨났다.

인천 역시 구월 로데오거리와 부평 문화의거리 등 핵심 상권 인근의 작은 골목길을 중심으로 2017년부터 리단길이 형성됐다. '구월'의 줄임말 '궐', 부평의 '평', 부평구청의 '청'을 리단길과 결합한 방식으로 용어가 탄생했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기반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늘었다.

 

리단길 매출은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충격에도 꺾이지 않았다. 2019년 6월 한 달간 평리단길 결제액은 1억4천958만원이었는데, 2021년 6월에는 28.5% 늘어난 1억9천225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청리단길 결제액 역시 5천690만원에서 9천724만원으로 70% 넘게 증가했다.

평리단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현직(42)씨는 "코로나19 시기에는 (집합인원·영업시간 제한 등) 방역 조치로 사람들이 저녁에 술집을 가지 못하니 카페를 찾는 이가 많았다. 그 덕에 매출이 늘었다"고 했다.

반면 리단길과 인접한 인천 핵심 상권 매출은 이 기간 감소했다. 구월로데오거리 결제액은 2019년 6월 15억6천만원에서 2021년 6월 14억5천만원으로 줄었고, 부평역 상권도 13억원에서 10억5천만원으로 하락했다. 구월로데오거리는 2년 사이 화장품·의류·귀금속 등 소매업 점포 휴·폐업이 늘었고, 부평역 상권은 각종 자격증과 어학 교육을 하는 학원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수강생들을 주 고객층으로 하는 외식업종의 침체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인하대 소상공인센터 이준영 연구원은 "리단길로 불리는 곳에서는 상품뿐 아니라 공간도 소비하게끔 만드는 '공간의 상품화'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며 "인천의 리단길이 일반 상권과 차별화된 상권으로 자리하면서 코로나19라는 외부 충격을 견뎌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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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면에 계속(코로나도 버티게 한 희망… 절망으로 만든 '경기 침체' [빅데이터로 본 인천 소상공인 생태계·(中)])

/한달수기자·송윤지수습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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