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갈등 中 군사훈련 영공통제
동남아 비행 12.9%나 증가 탓도
'제2활주로 정비' 이착륙에 영향
중국과 대만 간 갈등 고조로 인한 군사 훈련 증가와 동남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편 급증으로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 지연율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9월 인천공항 항공편 지연 횟수는 7만9천761회에 달했다. 전체 항공편(30만7천73편) 중 25.9%가 지연된 것으로, 지난해 항공기 지연율 18.4%(9천224편)와 비교해 7.5%p나 늘어났다.
국토교통부는 운영 스케줄보다 15분을 초과해 게이트에 출발·도착하면 지연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인천공항 항공기 관제 업무를 담당하는 서울지방항공청은 중국과 대만 간의 양안 갈등으로 군사 훈련이 늘면서 항공편 지연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유럽으로 가는 항공기는 중국 영공을 통과해야 목적지로 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중국이 군사 훈련 등을 이유로 영공을 통제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항공기가 제시간에 출·도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8일 낮 12시 5분 인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로 갈 예정이던 항공기도 중국과 대만의 군사 훈련 때문에 2시간이나 늦게 출발했다.
중국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면 항공기가 우회해야 하는데, 운항 비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비행시간이 길어져 영공 통제가 풀릴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항공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 지역을 오가는 항공기의 경우 항공편이 급격히 늘어난 영향 때문에 지연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올해 1~9월 인천공항과 동남아시아 지역을 잇는 항공편은 7만9천982편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12.9%나 증가했다.
항공편 증가에 더해 인천공항 제2활주로 정비 작업도 진행하고 있어 항공기 이착륙 흐름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2월부터 제2활주로를 정비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 2월까지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한 항공사 관계자는 "양안 갈등이나 항공편 증가 등 대외적인 여건 때문에 항공기 지연이 많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한 고객들의 불만 사항은 항공사로 접수돼 곤란한 일이 많다"며 "당분간 대외적인 갈등이 계속되는 데다, 동남아시아 지역 승객 증가로 항공편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