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2주기 추모제… 사회적 재난 '첫 공식 주최'

의장·여야 원내대표, 유가족 위로
우원식 "특조위 책임 역할 뒷받침"

묵념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들<YONHAP NO-5529>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여야 원내대표들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국회 추모제에서 묵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학영 국회부의장, 우원식 국회의장,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 2024.10.29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국회와 이태원 역 등 전국 곳곳에서 159명의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제가 29일 열렸다. 이번 2주기 추모식은 국회가 국가기관 주도하에 공적 추모제를 열고 피해자 추모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회적 재난에 대해 국회가 추모제를 공식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날 추모제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추경호·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 및 여야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장에는 '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159명의 별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희생자들의 사진들이 함께 걸렸다. 참석자들은 이태원 참사의 상징색인 보라색의 목도리를 두르고 희생자 영정에 헌화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추모사를 통해 "기막힌 슬픔과 고통을 온몸으로 겪어낸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국회를 대신해 사과한다"며 "오늘 국회 추모제가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는 것을 거듭 확인하고 진실과 정의를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태원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책임을 다하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족과 생존 피해자들은 진상규명과 함께 2차 가해 중단을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2차 가해는 감정을 옥죄고 압사시키는 또다른 범죄"라며 "국회 안에서는 유가족을 위로하는 자리를 만들고 국회 밖에서는 고통을 외면한다면 결코 신뢰받는 정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송기춘 특별조사위원장도 "(특별법) 한계에도 불구하고 위원회에 부여된 과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2년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형사 책임을 지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유족들은 단순한 법리적 책임만을 따지는 사법부와 달리 특조위가 참사 전후 발생한 구조적·사회적 문제에 대해 규명하길 촉구하고 있다.

최근 1심 법원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송병주 전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박인혁 전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팀장에 대해선 유죄 판결했지만,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