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 인근 예산·행정 '쏠림'
안산, 조두순에 CCTV 15대 설치
수원, 박병화에 예비비 1억3천만원
'24시간 거점 근무' 경찰력도 동원
29일 오전 11시께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새 거주지인 안산시 단원구 와동의 한 주택가. 늘어선 다세대주택 단지 끝에 놓인 가로등에 방범용 CCTV 세 대가 설치돼 있었다. 전방을 비추는 CCTV 한 대와 최근 설치된 고정형 CCTV 두 대가 골목 양쪽을 비췄다.
이곳을 지나던 주민 A씨는 "딸아이가 무섭다면서 창문을 막아달라고 했다"며 "경찰이 자주 오가지만 골목이 워낙 조용해 겁이 난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최근 조두순이 거주지를 옮기며(10월28일 인터넷 보도=조두순, 기존 거주지서 2km 떨어진 곳으로 이사… 경찰 ‘순찰 강화’) 관할 지자체와 경찰이 새 거주지 인근 치안 강화에 나섰지만, 성범죄자가 거주지를 옮길 때마다 이를 위한 막대한 예산과 행정력이 반복적으로 투입되는 부분에 대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두순은 2020년 12월 출소 후 본래 살던 거주지에서 2㎞가량 떨어진 곳으로 지난 25일 전입을 마쳤다. 안산시는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예비품으로 마련해 둔 고정형 CCTV 두 대를 거주지 인근에 우선 설치했고, 추가 CCTV와 보안등 설치 등을 경찰과 논의 중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이다. 조두순이 이전 거주지에 전입할 당시 안산시가 새로 설치한 CCTV만 15대 가량으로, 여기에 4천만~5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수원시 역시 앞서 지난 5월 성범죄자 박병화의 전입 이후 인근 치안 강화를 위해 예비비 1억3천만원을 편성했다. 1천200만원을 들여 방범초소(시민안전센터)를 설치했고, CCTV 11대(신규 7대·교체 3대)와 비상벨 3대를 추가 설치하는 데도 6천여만원을 써야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인계동은 시설물이 많은 번화가라 기존에 있던 기둥과 CCTV 등을 활용할 수 있었다"며 "현재는 초소 유지관리 비용 정도만 들어가고 있는데, 만약 또 이사를 하게 된다면 방범 설비 설치비용이 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뿐 아니라 경찰력이 적지 않게 동원된다는 점도 문제다. 박병화 거주지 인근에는 수원시에서 청원경찰 8명을 투입해 교대로 초소를 지키고 있으며 경찰 역시 순찰차 1대를 두고 24시간 거점 근무를 5개월 넘게 이어오고 있다. 조두순의 거주지 인근도 마찬가지로 안산단원경찰서 와동파출소 순찰차 3대 중 1대와 기동순찰대 1개팀(8명)을 현장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한 경찰관은 "경찰은 시민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순찰 인력을 강화하는 건 당연하지만, 경찰력이 과도하게 투입되는 측면도 없진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