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상징성 '자존심 세워주기' 계약 상당부분 접점
노경은·서진용 협상도 속도… kt 엄상백 몸값 상승


홈런 치는 최정
세번째 FA서도 4년 기준 총액 100억원 돌파가 예상되는 SSG 랜더스 최정. /SSG 랜더스 제공

프로야구가 '겨울 야구의 꽃'인 스토브리그를 본격 시작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규정에 따라 한국시리즈(KS) 종료 5일 이내에 자유계약선수(FA)를 공시한다.

FA 자격선수는 공시 후 이틀 안에 FA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KBO 총재는 신청 마감일 다음날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이후 모든 구단이 FA 영입에 나설 수 있다.

올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수원 kt wiz와 인천 SSG 랜더스도 핵심 선수들을 잔류시키고, 외부 영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계획이다.

올해 FA시장에는 초대형급 선수는 보이지 않지만, 역대 14번째 '100억원 계약'을 이끌어낼 선수는 바로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7)이다.

201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4년 86억원, 2018년 SK와 6년 최대 106억원에 FA 계약한 최정은 올겨울 세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올 시즌 적지 않은 나이에도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37홈런, 10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녹슬지 않은 기량과 함께 팀에 상징성,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최정은 SSG 잔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SSG 구단은 정규시즌 종료 전부터 최정의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해왔다. 정규시즌이 완전히 끝난 후 최정 측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했다. 최종 오퍼는 4년 기준 총액이 100억원을 뛰어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SSG 구단은 다른 계약들을 후순위로 미뤄두고 최정에 올인하고 있다. 최정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서다. 구단과 선수 측 모두 계약 내용에 대해 상당 부분 근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최정이 100억원 이상의 장기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면 김현수(LG 트윈스),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두 번 이상 100억원대 계약을 맺은 선수로 이름을 남긴다.

SSG와 최정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노경은·서진용의 협상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많은 나이임에도 노경은(40)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 투수임을 증명했다. 또한 지난 3년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고, 워낙 성실하고 절박하게 운동을 하는 선수라는 것을 가장 가까이서 확인한 SSG는 노경은이 향후 2~3년 정도는 충분히 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SSG는 FA 시장이 개장하기 전 노경은과도 적절한 타협점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이미 구단은 제시액을 전달했다.

서진용(32)의 경우는 올해 다소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 세이브왕을 차지하는 등 최근 5년간 리그에서 꾸준하게 불펜 투수로 역할을 다해왔다. 역시 FA 자격을 신청한다면 팀이 신경을 써야 할 선수다.

 

엄상백
FA로 풀린 KT 투수 엄상백. /kt wiz 제공

 

kt에선 선발 자원인 엄상백(28)이 눈에 띈다. 엄상백은 소속팀에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로 활약했다. 10개 구단 모두 토종 선발 투수 가뭄에 시달리고 있어 영입 경쟁 구도에 따라 몸값도 치솟을 전망이다. 내야수 쪽에선 심우준(29)이 눈에 들어온다. 그는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경쟁력이 있어 타 구단에서 눈독을 들일 수 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