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나도 일을 할 수 있구나 느껴… 몸은 고되지만 보람"
배달 라이더 신동준(27)씨는 말은 조금 느려도 오토바이 운전은 그 누구 못지 않다.
그는 "나도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 라이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일한다.
초등학생 때 중증 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그는 성인이 된 후 취업을 목표로 고용노동부의 장애인 취업성공패키지를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다.
듣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남들보다 약간 어눌한 말이 마음에 걸려 어떤 곳에도 이력서를 내지 못했다.
취업 문턱 앞에서 머뭇거리던 중 한 친척의 도움으로 퀵서비스를 시작했고, 4년 전부터는 배달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처음에는 배달 음식을 가져가야 할 곳을 찾는 게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했어요. 다만 영어로 된 가게는 조금 헷갈립니다."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하고 1년 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됐다.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배달 콜이 들어왔다. 일이 늘어 몸은 고됐지만 힘겹지는 않았고 만족을 느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배달 건수는 3분의 1가량 줄었다.
신동준 씨는 "가끔씩 배달이 느리다는 독촉전화가 오긴 하지만 손님 대부분이 음식을 받으면서 '고맙다'고 해주셔서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포부는 앞으로도 웃으면서 달리는 것이다.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