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내를 두른 산자락 곳곳엔 형형색색 물감을 뿌린 듯한 나뭇잎이 반짝이는 10월 23일 사찰음식을 마주하기 위해 전등사내 전등각을 찾았다.
이곳에서 사찰음식을 맛봤다.
전등각에 5년전부터 음식 체험공간 마련
계호 스님에 전수 받은 정주미 팀장 운영
텃밭서 준비한 식재료로 정갈하게 요리
육식·인공조미료 뺀 '7첩 반상' 탁자에
전등사는 5년 전부터 사찰음식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을 운영하고 있다. 사찰음식 운영을 맡고 있는 정주미(54) 팀장과 만났다.
정 팀장은 사찰음식 명인 2호 계호 스님으로부터 8년여에 걸쳐 음식을 배운 뒤 지난 2018년 전등사로 자리를 옮겨 사찰음식을 연구하며 대중들에게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정 팀장의 안내로 도착한 장독대에는 간장과 된장 등 우리나라 음식의 기본양념이 가득 담긴 항아리들로 가득 차 있다.
간장 항아리 뚜껑을 열자 풍기는 달콤한 냄새의 간장을 덜어내고, 이내 마주한 텃밭에서 고춧잎과 호박, 깨꽃대 등의 식재료를 준비해 도착한 전등각 주방에서 사찰음식 만들기에 들어갔다.
도마위에 올린 채소는 칼이 지날 때마다 신선한 향을 퍼트리고, 화구에 올린 냄비에서는 연근과 간장 등 양념들이 섞여 익어가며 맛있는 냄새가 주방을 가득 채워갔다.
맛깔나는 향과 정겨운 도마소리가 어울리기를 50여분 뒤 7첩 반상의 사찰음식 한상이 차려졌다.
정 팀장은 "사찰음식은 스님들이 음식재료의 재배와 조리과정을 수행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며 만들던 음식이었던 만큼 정갈함이 묻어나는 먹거리"이며, 최근에는 "육식과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식으로 알려져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