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1876년 강화도 조약으로 개항을 맞이했다. 갑작스레 맞은 개항으로 격변의 한 복판에 있던 인천은 역사의 아픔은 물론 새롭게 쏟아져 들어온 문물들로 우리나라 최초의 것들이 많다.
지방 우체국의 출발, 관세행정의 첫 출발인 해관, 서양식 첫 호텔 등 인천을 통해 들어온 신문물들은 지금도 우리의 생활속에 녹아들어 있다.
개항의 영향으로 인천에는 근현대 건축물이 보존되어 있는 중구 개항장 거리가 있다.
이곳을 걷다보면 마주하는 근대 르네상스 양식의 석조 건축물들은 타임머신을 타고 140여년전 그 시대의 거리를 걷는 듯하게 한다. 경제수탈의 목적으로 지어진 일본 은행건물들과 개항 이후 미국, 독일, 러시아 등 각국 인사들의 외교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제물포 구락부 등이 있다.
1899년 지어진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과 1903년 완공된 제18은행 인천지점, 제58은행 인천지점 등 근·현대 서양식 건축기법으로 지어져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있지만 그 당시 일본 자국 상인들의 수출입에 필요한 자금 운용, 화폐개혁, 토지몰수, 토지 담보 대출, 미곡 탈취 등 수탈 목적에 활용했다.
현재는 인천개항박물관과 인천개항장 근대건축물전시관 등으로 활용되고 있어 이곳을 관람하면 개항기 급박하게 변화했던 시대상을 느낄 수 있다.
이곳 개항장에서 조금 벗어나 답동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우리나라 성당 중 가장 오래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 중 하나인 답동성당이 있다. 1897년 뾰족한 첨탑이 특징인 고딕 양식의 답동성당은 벽돌조 고딕양식으로, 1890년대에 건축되었다.
따듯한 봄이 다가오고 있다. 개항장 길에서 근대 르네상스 형식의 이국적 건물들이 주는 색다른 풍경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