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굣길 건너던 돌다리 착안… 수질개선 아이디어로"
'자정작업 이용 개선 보고서' 발표
고교 물리과정 베르누이 원리 응용
어려움 극복하고 노력의 결실 보람
분당을 가로지르는 탄천은 휴식·산책 등을 위해 지역민들이 즐겨 찾는 지역 명소다.
이런 탄천을 등하교때마다 건너다니는 중학교 학생들이 돌다리의 물흐름을 보면서 수질개선 방안을 연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으로 지난 9월 7~8일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에서 열린 '2024 청소년과학페어'에서 대상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백현중학교에서 과학동아리를 함께하는 1학년 이원형·심현수·박서준 학생이 그 주인공. 이들은 '자정작업을 이용한 수질개선' 보고서를 발표해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보고서에는 고등학교 물리과정에서 나오는 베르누이 원리를 응용한 수질개선장치에 대한 내용이 빼곡히 담겨있다.
이들은 "돌다리를 자세히 보게 됐는데 상류쪽은 유속이 느리지만, 하류는 빨랐고 돌들과 나무 기둥들이 설치돼 있었다. 이유를 알고자 여러 문헌을 찾아보고 전문가들께 여쭤본 결과 수질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구조물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연구는 이렇게 등하굣길 호기심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후 손미나 과학 교사의 도움을 받아가며 수질 개선 장치를 만들어 내는 탐구의 길로 나아갔다. 좁아지는 모양·삼각 기둥 등 다양한 조건의 수로를 만들어 물의 깊이나 수압을 조절하고 세균 배양도 해가며 수질 개선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결과를 토대로 화살표 모양의 수로를 탄천에 설치한다면 베르누이의 원리에 의한 유속과 기둥에 부딪히며 생기는 와류 현상이 물속의 용존산소량을 높여주며 이에따른 자정작용은 경제적인 면이나 환경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완성했다.
원형 학생은 "대상으로 호명되는 순간 더운 여름날 팀원들과 함께 탄천의 물을 채취해 실험하고 연구하는 과정부터 연구 주제를 탐구하고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그간의 모든 순간이 떠올랐다"며 미소지어 보였다.
현수 학생은 "사실 상받는 건 생각하지 않고 묵묵히 몇 개월 동안 실험을 하며 지냈는데 좋은 팀워크와 꾸준한 팀원들과의 노력이 결실을 얻은 것 같아서 정말 보람 있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서준 학생은 "학교생활, 학원 등으로 준비가 부족했다는 생각으로 막상 대회 전날까지 아쉬움이 컸는데 상을 받아 얼떨떨했다. 함께하는 동안 팀원들에게도 많은 것을 배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팀원'을 강조하는 이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사이로 우정을 쌓아왔다. 미래의 꿈은 각기 다르지만 우리사회의 한 축으로 성장할 준비를 차곡차곡 해나가고 있다.
원형 학생은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에너지 엔지니어, 현수 학생은 생물학과 인공지능을 결합시켜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바이오 프로그래머가 꿈이다. 서준 학생은 "반려견 모찌가 아프거나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면 걱정이 되고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해 수의사가 꿈"이라고 전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