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수원 행궁동 예술공간 UZ서
3개 섹션 걸쳐 작가의 '표류' 의미 확장
어떤 특정한 목적 없이 이곳저곳을 떠돈다는 의미의 '표류'. 전시 '표류_감각_아카이빙'에서는 그 의미가 조금은 달라진다. 단순한 방황을 뜻하기보다는, 흘러가는 시간과 평범한 장소에서 뜻밖의 새로운 감상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엿보인다.
수원시 행궁동의 예술공간 아름과 실험공간 UZ에서는 지난 2일부터 박찬응 작가의 개인전 '표류_감각_아카이빙'이 열리고 있다. 박찬응 작가는 안양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지역 예술가로, 공직 생활을 마친 후 자신의 기억과 감각 속 흔적을 좇는 작업을 해왔다.
전시는 각각 '표류의 경로', '표류의 감각', '표류의 기억'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됐다. 세 가지 섹션에서 박찬응 작가는 삶의 곳곳을 표류하며 얻은 통찰을 담아내며, 표류의 의미를 보다 확장해 관람객에게 전한다.
'표류의 경로'에서는 국내외의 여러 장소를 이동하면서 그렸던 그림을 선보인다. 전남 신안, 제주도, 의왕, 프랑스 노르망디와 뚜르즈 가베르니 등이 그 배경이다. 노르망디에 체류했을 당시 그의 작업실과 인근 장소에서 그려진 그림 등이 돋보인다.
'표류의 감각'에서는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작품으로 표현하기까지의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박찬응 작가가 좇고자 하는 예술적 방향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앞서 작가가 안양의 대안 예술공간 스톤앤워터 관장으로서 기획에 참여했던 '기억프로젝트 1 : 사람을 찾습니다'(2007)와 '기억프로젝트 2 : Gate Way-사람을 찾습니다'(2012) 등이 그 밑거름이 됐다.
마지막 '표류의 기억'에서는 어린 시절의 경험과 꿈에 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박찬응 작가는 어린 시절 반복해서 꿨던 악몽을 형상화해 '소년, 달다!'(2024)라는 그림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해당 섹션에서는 그림책에 사용됐던 원화, 꿈의 배경이었던 1968~1969년 사이의 간첩 사건으로 인한 사회 이슈, 한미연합군사훈련 '포커스 레티나'의 아카이브 등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