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실업률 1.8% 너무 낮은 수준
계절적 요인과 구직 포기 증가 등
비경제활동 인구의 변화가 '영향'
일자리·취업자 불일치 2중 구조화
향후 고용정책 '고용률'에 중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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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세상 시장을 요약하면 실물시장과 노동시장이다. 실물시장의 핵심적인 정책목표는 물가다. 노동시장의 궁극적인 정책목표는 실업률이다. 이를 위한 정책수단은 기준금리와 재정지출이다. 늘 둘 사이의 정책조화가 필요하다. 욕심이야 경제성장이지만, 물가와 실업률이 안정되면 잠재성장률 수준의 경제성장이 뒤따른다. 문제는 물가와 실업률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조절이 어렵고, 재정지출에 혼선을 빚는다.

요즘 다행히 물가와 실업률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성장 상태다. 기준금리를 좀 더 내려야 할 것 같다. 그런데 함께 감안해야 할 실업률 수준이 낯설다. 낮아도 너무 낮다. 왜 그럴까,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전국이 거의 같지만 우리가 사는 인천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먼저 실업률의 정의와 특성을 보자. 실업률의 분자는 지난 4주간의 구직에도 불구하고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이다. 1999년 6월 이전에는 1주간을 기준으로 했다. 분모는 취업자와 실업자의 합계인 '경제활동인구'이다. 참고로 고용률은 경제활동인구에 비경제활동인구를 더한 '15세 이상 인구'를 분모로 한다. 최근 몇 년간의 인천 수치를 보면 실업률은 4%, 고용률은 63% 내외다. 실업률에 고용률을 더해도 예상과 달리 100%가 되지 않는다. 분모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실업자가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 실업률의 분자와 분모가 동시에 줄어 실업률이 하락한다. 예로 100명 중 6명이 실업자인데 이 중 2명이 구직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하면 실업률은 6%(6/100×100)에서 4.1%(=4/98×100)로 거의 2%가 그대로 낮아진다. 따라서 고용률은 같아도 구직활동이 커지면 실업률이 올라가고 구직을 포기하면 실업률이 낮아진다. 즉 실업률은 '구직'이라는 심리적 의사결정에 크게 영향을 받는 특성을 갖는다는 말이다.

이제 최근의 실업률을 살펴보자. 2024년 9월 현재 인천의 실업률은 1.8%이다. 고용률은 64.7%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실업률은 4주 기준으로 실업률을 추계하기 시작한 1999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2번째다. 첫번째는 2021년 11월 경제활동이 어려웠던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었다. 구직 포기가 일반화되어 있던 당시 실업률은 지금과 같지만 고용률은 62.4%였다. 전국도 상황이 비슷했다. 정리하면, 구직 포기라는 심리적 영향으로 고용률이 낮거나 높거나 관계없이 실업률은 모두 낮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실업률은 왜 이렇게 낮을까. 첫째, 계절적 요인이다. 매년 8~9월에는 고용이 정점에 이르고 실업률은 저점을 보인다. 둘째, 높은 취업 덕이다. 특히 외지 취업이 운수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함에 따라 실업자가 줄었다. 셋째, 비경제활동인구 즉, 구직 포기자가 증가하였다. 전년 9월 대비 인천의 비경제활동인구가 0.9% 증가하였다. 앞의 예에서도 보았듯이 비경제활동인구의 증가는 거의 그대로 실업률의 감소로 나타난다. 그만큼 심리적 요인으로 인한 비경제활동인구의 변화가 실업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렇게 낮은 실업률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현재의 실업률을 수치만 보면 완전고용을 넘어선 초과 고용상태다. 시장경제하에서 구조적 실업과 마찰적 실업 등 불가피한 실업을 고려하면 실업률은 3~4% 수준이 정상이다. 이를 자연 실업률이라고 한다. 물론, 현재의 실업률이 비교적 긍정적 결과인 점은 맞다. 그러나 고용정책 추진에 있어서는 외지 취업 증가와 구직 포기라는 심리적 요인으로 실업률이 하락한 점도 유의해야 한다. 외지 취업과 구직 포기는 인천의 일자리 제공과 취업자의 희망이 일치하지 않는 노동시장의 2중 구조화 때문이다. 따라서 실업률을 고용정책의 중심지표로 사용하는 경우, 낮은 실업률만 보고 추가적인 고용정책이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정책실패가 유발될 수 있다. 그러므로 향후 고용정책은 실업률보다는 심리적 영향을 받지 않는 고용률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김하운 인천사회적은행 (사)함께하는인천사람들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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