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중한 행정업무·법적 책임으로
현장체험학습 주저하는 교사들
민원·고발 등으로 폐지 주장하기도
본래 교육적 목표에 집중하도록
道교육청서 행정 부담 덜어줘야
그러나 안타깝게도, 교사들의 과중한 업무와 법적 책임으로 인해 이러한 기회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교사들이 현장체험학습을 주저하는 주된 이유는 과중한 행정업무와 법적 책임이다. 최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97.3%가 체험학습 중 발생할 수 있는 민원이나 고소·고발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절반 이상인 55.9%는 체험학습의 폐지를 주장할 정도로 부담이 크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교사들이 느끼는 부담이 단순한 개인적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현장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를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사들이 감당해야 할 업무는 매우 많다. 사전 답사, 차량 및 숙박 업체 계약,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사전 안전교육, 학생 및 인솔자 보험 가입, 학부모 동의서 확보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체험학습이 기상 악화 등으로 연기될 경우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다시 준비해야 하므로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킨다. 또한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법적 책임이 교사에게 부과되면서 교사들에게 기회보다는 부담으로 인식되기 쉽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많은 학교에서는 비교적 안전 관리가 용이하고 행정 부담이 적은 1일형 현장체험학습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 하지만 이러한 간소화된 체험학습은 학생들에게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 교사들이 보다 풍부하고 장기적인 체험학습을 운영하려면 행정업무의 간소화가 절실하다.
필자는 경기도교육청이 교사들의 행정적 부담을 줄이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은 체험학습의 교육적 가치를 충분히 알고 있지만 과중한 서류 작업과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학생 교육에 집중하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체험학습과 관련된 업무를 분담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기도교육청과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이 체험학습과 관련된 행정업무를 전담해야 한다. 행정절차를 분리해 체험학습 준비 및 안전 관리 업무를 교육지원청이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교사들은 본래의 교육적 목표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행정업무를 분리해 전담 부서에서 처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교사들은 안심하고 체험학습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은 교사들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교업무개선담당관을 신설하고, 체험학습에 필요한 행정 절차를 간소화하는 매뉴얼을 제공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조직을 통해 체계적으로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고, 특히 체험학습 준비와 관리 업무를 교육지원청에서 담당하게 한다면 교사들은 본연의 교육적 역할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학생들에게 더 나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행정적 부담을 덜어낸 교사들이야말로 미래 교육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며 이러한 변화가 경기도 교육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장체험학습은 교실 밖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배움의 기회다. 학생들은 교과서 속 지식을 현실 사회와 연결해 배우는 소중한 경험을 한다. 경기도교육청과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이 체험학습과 관련된 행정업무와 안전 관리를 전담해 교사들이 업무 부담에서 벗어나 학생들과 함께 살아 있는 배움을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윤태길 경기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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