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해석에 쓰이는 가격지표 다채
시세·호가 등 가격구조 파악 필요
수익연계된 전월세 가격서 시작해
공시가, 급매물, 분양가, 실거래 순
구조 이해땐 미래 변화 예측 가능
예를 들어 특정 주택이나 오피스텔, 사무실, 상가 등 물건에 대한 적정가치를 판별하려면 시세는 물론 호가에 대한 개념과 실거래가, 공시가격, 급매물, 분양가, 감정가, 수익률, 지수 등 겹겹이 쌓여 있는 가격 구조의 본질적인 의미 파악이 필요하다. 시세와 실거래가의 개념은 그 의미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를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들도 많다. 시장 가격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난무하는 요즘, 가격 판단 지표에 과연 어떤 것들이 있고 그것들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지 점검해 보자.
시세에 대한 의미부터 설명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평균의 개념에 가깝다. 예를 들어 특정 아파트 단지에서 팔기 위한 매물이 100건 있고, 그 중 50건이 비슷한 타입과 평면에 해당된다면 동일 평면의 가격을 모두 합산하고 50건으로 나누면 평균 가격 즉 시세가 산출된다고 볼 수 있다.(물론 실제로는 더 복잡한 계산식이 투입된다) 이를 개별 단지의 범주에서 동, 시군구, 시도, 전국 단위로 확장하면 해당 지역의 시세 개념이 된다. 즉 시세는 평균의 개념에 가까우므로 그 정도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가이드성 지표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실거래가는 조금 더 단기적이고 국소적 개념에 가깝다. 예를 들어 특정 상가의 평균 시세가 10억원이지만 실거래는 9억원에 계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물건의 단순 면적 보다는 상가건물의 입지와 주변 배후 인구 수준, 사람들의 동선, 입점 업종과 상권 규모 등에 따라 가치 평가 요소가 달라지는 이유 때문이다.
다만 시장이 침체되고 거래량이 크게 축소되면 표본 수가 부족해져 시장 판단에 대한 지표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단점도 있다. 호가의 개념도 있는데 이는 매도자가 팔기 위해 내놓은 가격대의 의미다. 따라서 팔리면 실거래가지만 팔리기 전까지는 호가라고 볼 수 있다.
감정가와 공시가 개념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감정가는 부동산의 가치평가를 통해 교환 혹은 보상, 대출 등이 필요한 경우에 많이 쓰인다. 반면 공시가격은 주택과 상업용 건물, 토지 등에 대한 보유세를 산정하기 위한 지표로 많이 쓰인다.
공시가는 세금 등을 위한 지표이므로 실제 거래금액이나 시세와는 일정한 편차가 있다. 땅값과 건축비가 합쳐진 분양가에 대한 개념도 있다. 토지 가격은 최근 주춤한 상황이지만 국외에서의 전쟁 등으로 건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최근 2~3년 건축비가 꾸준히 올랐다. 예를 들어 2022년 서울에서 분양가는 3.3㎡당 평균 2천800만원(전용 84㎡ 기준 약 9억원)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4천만원((전용 84㎡ 기준 약 13억원) 수준으로 폭등했다.
한편 국내에서 주거용 가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증금과 사용료에 해당되는 전세와 월세 가격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월세는 부동산 임대수익률 계산을 위한 개념으로 많이 쓰이며, 전세의 경우는 시장에서 레버리지 개념의 갭투자라는 용어로 쓰이는데 과거부터 자금 여력이 부족한 서민들은 전세를 끼고 소유권을 미리 가져오는 사례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증금 규모가 큰 전세가격이 급등락하면 일정한 시간차를 두고 매매가격도 급등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즉 전월세 임대차가격은 매매가격에 대한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종합하면 부동산의 가치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양파 껍질처럼 겹겹이 싸여 있는 가격 구조를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 즉 사용가치나 수익률 등과 연계된 전월세 가격에서 시작하여 공시가→급매물→분양가→시세·실거래 순서로 이어지는 가격 구조의 단면을 마음속으로 그려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이러한 가격 구조에서 전월세나 분양가 등이 크게 변동되는 일이 발생한다면? 굳이 전문가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시세와 실거래가 수준이 미래 특정 시점에 어떻게 변할지 손쉽게 예측할 수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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