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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요즘 반려동물과 관련해 펫티켓에 대한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안내 방송 내용의 일부다. 방송의 요지는 반려동물의 철저한 배변 처리와 입마개 착용 등 '펫티켓'을 지켜달라는 것이다. 펫티켓은 반려동물(Pet)과 예의·예절(Etiquette)의 합성어다. 공공장소 등에 반려동물을 데리고 왔을 때 지켜야 할 예의를 일컫는 말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단어가 '에티켓'이었던 점을 상기하면, 반려동물 문화가 얼마나 빠르게 우리 사회로 확산했는지 알 수 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 비중은 2010년 17.4%에서 2020년 27.7%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전체 인구의 30% 가량인 1천500만명이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인구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세상이지만, 문화는 아직 과도기인 듯하다. 주말을 맞아 찾아간 공원에서는 반려동물이 남긴 배변을 모른척하고 돌아서는 나들이객이 눈에 띄는가 하면, 아파트 산책로에서는 배변 봉투를 쓰레기 더미에 몰래 투척하는 '얌체족'도 종종 볼 수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려동물의 입질로 사람이 다치면서 필요성이 야기됐던 '입마개 착용'은 어느새 종적을 감췄다. 엘리베이터나 계단, 복도 등에서 대형견이나 맹견을 발견하고는 겁에 질려 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다. 실제 소방청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로 병원에 이송되는 경우가 해마다 2천여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사람이 다쳐서는 곤란하지 않은가. 자고로 하나의 문화가 아름다운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선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최근 흘러나온 아파트 방송의 마지막 단락을 되새겨본다. "모두가 행복한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반려인들의 각별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김연태 지역사회부(부천) 차장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