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서 늘어선 버스 피하다 참변
"야간엔 항상 있어"… 단속 전무
대형차 주차공간 부족 근본 원인

지난 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한 도로변에 대형버스들이 불법주차돼 있다. 2024.11.5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지난 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한 도로변에 대형버스들이 불법주차돼 있다. 2024.11.5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지난 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수정대로 일대. 수인분당선 가천대역 4번 출구부터 약 200m 떨어진 지점까지 전세버스 4대가 도로변에 주차돼 있었다. 편도 5차선 도로인 이곳은 황색 복선이 그려진 주정차 금지구역이다. 불법 주차된 버스들이 5차선 도로를 가로막아 이곳을 지나는 차들은 4개 차로만 이용해야 했다.

인근 주민 신모(24)씨는 "야간에 이쪽 길을 지날 때마다 항상 버스들이 주차돼 있었다"며 "주말에는 더 많아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10분께 전기자전거를 타고 자신이 운영하는 무인빨래방에 가기 위해 이곳을 지나던 A(37)씨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망(11월5일 인터넷 보도=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낸 남성 “집에서 술 더 마셨다” 거짓말 덜미)했다. 당시 A씨는 5차선에 주차된 대형버스를 피해 4차선으로 달리다 변을 당했다.

 

지난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수인분당선 가천대역 4번출구 앞 도로변. 사고 발생 당일에도 사고 지점에 대형 버스가 불법 주차돼 있다. 2024.11.5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지난5일 오후 9시께 성남시 수정구 수인분당선 가천대역 4번출구 앞 도로변. 사고 발생 당일에도 사고 지점에 대형 버스가 불법 주차돼 있다. 2024.11.5 /김태강 기자 think@kyeongin.com

이처럼 버스나 화물차 등 대형차량의 불법 밤샘 주차에서 비롯된 사망 사고가 잇따르지만, 단속 주체인 지자체는 제대로 된 단속은 물론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안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고 발생 지점은 24시간 주정차 금지구역임에도 시는 올해 해당 구간을 단속한 적이 없다. 시 관계자는 "단속 전문 인력이 없어 한 달에 한두 번 단속한다"며 "시 모든 구역을 하다 보니 단속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지자체의 안일한 단속도 문제지만, 불법 밤샘 주차의 근본적 원인으론 대형차량 주차공간 부족 문제가 지목된다. 현재 시내 대형차량 주차공간은 성남동 대형 공영주차장(579면)과 탄천변 공영주차장(42면) 등 총 621면이 전부다.

 

이마저도 매번 가득 차는 탓에 시는 내년 1월까지 성남동 대형주차장을 재정비, 주차면 101면을 더 늘릴 계획이다. 다만 시에 등록된 영업용 화물차만 5천여 대에 달해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