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中견제 강화땐 車물동량 타격
"1기 정부 정책 철회 등 변화 촉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인천 송도에 집적화돼 있는 국내 바이오 업계는 수혜를, 자동차와 항만 업계는 관세 확대에 따른 타격이 전망된다.
우선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주력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분야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MO(위탁개발생산) 산업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바이오시밀러를 통한 약가 인하 정책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최근에는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기 위해 제정한 '생물보안법'이 미국 하원을 통과해 국내 바이오 업계의 반사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관세 부과 비율 확대는 한국지엠 등 인천 자동차 업계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종은 인천 제조업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미국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집권 이후 한층 강화될 미국의 대(對)중국 견제 정책은 인천항의 물동량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중국 수출 품목에 관세를 높게 부과할 때마다 인천항에 입항하는 선박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미국이 지난 8월 중국산 철강, 태양광 셀 등에 관세 부과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인천항 터미널 물동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1% 줄어들고 해상 운임이 급등하는 등 피해를 야기했다. 관세가 높아지기 전에 중국산 화물을 미국으로 보내려는 선사가 많아져 인천항에 입항해야 할 선박이 중국으로 대거 배치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김하운 전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은 "미국의 대폭적인 관세 인상과 같은 변화가 산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충분한 완충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트럼프 1기 정부는 정책을 실행한 이후에도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곧바로 정책을 철회하는 양상을 보인 만큼 이 같은 변동성을 지속적으로 감지하는 능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