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직무 채용 철회… 지원자 황당
"갑자기 인원 줄여 고소하고 싶어"
노조, T2 확장 구간 인력 부족 지적
인천국제공항공사 자회사 인천공항운영서비스(주)가 신규 직원 채용 절차를 진행하다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를 하루 앞두고 갑자기 선발 인원을 많이 줄여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직무는 채용 계획이 아예 취소돼 지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지난 9월20일 홈페이지에 '2024-3 직원 채용 공고' 글을 게시했다. 이어 10월4일 서류 접수를 마감한 후 11월6일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합격자 발표 전날인 5일 오후 홈페이지에 '직원 채용 변경 공고'를 내고 지원자들에겐 채용 인원 변경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신규 채용하려던 24개 직무 중 10개 직무의 정원을 대거 줄였다. 이 가운데 5개 직무에 대해선 선발 인원을 0명으로 바꿔 채용 계획을 철회했다. 총 선발 인원은 298명에서 241명으로 축소됐다.
지원서를 낸 이들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다. 채용 계획이 취소된 탕비실 관리 직무 지원자 김모(30)씨는 "인사팀에 전화해 '제출한 서류 자체가 무효가 된 것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밖에 듣지 못했다"며 "며칠간 고민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시간이 떠올라 허탈하다. 회사가 취업준비생 입장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푸념했다.
탑승교 운영 직무에 원서를 낸 김모(28)씨도 "29명을 채용하겠다던 회사가 갑자기 5명으로 선발 인원을 바꿨다"며 "이런 식의 통보를 받으니 화가 난다. 고소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인천공항공사 자회사 노조는 인력 부족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인천공항은 '4단계 사업'이 완료돼 올해 말 제2여객터미널 확장 구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급증할 여객 수요를 대비해 충분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확장 구간이 활성화되면 연간 7천700만명이었던 여객 수용 인원이 1억600만명으로 늘어난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문설희 정책기획국장은 "애초 예정됐던 정원을 모두 선발해도 늘어날 여객량을 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내년 초에 당장 채용해도 현장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공항 내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는 경영 상황 등 내부 사정으로 인해 채용 정원 감축이 불가피했다고 해명했다. 인천공항운영서비스 관계자는 "내년도 은퇴자 수나 사업계획 등을 기반으로 선발 인원을 산출했는데, 예측치에 변동이 생겨 정원을 줄이게 됐다"며 "감축된 정원에 대해서는 내년 3월께 다시 채용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