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내달 8일 부천아트벙커B39서
BIFAN·주한프랑스대사관 공동개최
XR콘텐츠·예술 융합 8편 탐험의 기회
경험할 수 없던 먼 과거를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내거나, 물리적 한계로 갈 수 없던 공간에 순식간에 도달한 듯하게 만드는 시각적 향연.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아트의 조합이 보여주는 현실과 비현실의 모호해진 경계다.
오는 29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부천아트벙커B39에서 열리는 '파편화된 현실: 기억과 디지털 프론티어(포스터)'에서는 프랑스와 한국의 XR(확장현실) 콘텐츠 8편을 선보인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와 주한프랑스대사관이 공동 개최한 기획전이다.
XR 기술을 활용한 프랑스와 한국 작가들의 미디어 작품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문다.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인간의 기억과 경험을 변화시키는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탐구한다. 특히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작품에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프랑스 작품들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물리적 시·공간을 뛰어넘는 시도를 엿볼 수 있다. '드림 빌더스'(감독·아르노 데자르뎅)는 가상현실로 재구성한 18세기 건축가 에티엔 루이 불레의 설계를 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반고흐의 팔레트'(감독 아녜스 몰리아, 고든)는 비운의 천재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마지막 나날을 표현한 동시에 관람객이 고흐의 창작 과정을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국 작품들은 디지털 기술과 예술을 융합해 우리의 현실을 재해석한다. '잘 알아듣지 못했어요, 다시 한번 말씀해 주세요'(감독 박소윤·베란 반 드 사이프)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구성한 텍스트·소리·이미지를 다룬다.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죽음'(감독 안성석)은 VR을 활용해 흘러간 기억과 죽음 등 돌이킬 수 없는 삶의 순간들을 다시금 경험하게 한다.
박보람 BIFAN VR사업팀장은 "이번 전시는 VR체험·설치 미술·인터랙티브 미디어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과거와 현재, 현실과 상상, 자연과 기술의 경계를 탐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