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손학규, 민주당 진념 후보는 11일 오전 'SBS 경기지사 합동 토론회'에서 ●경제활성화 방안 ●교육의 질 향상 ●교통난 해소 ●흑색선전·안기부자금 수수 등을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이날 토론이 선거운동기간 중 사실상 마지막 격돌인 점을 의식, 도민들에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한치의 양보없는 설전과 지지도 이끌어내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교통난 해소

두 후보는 상대 후보의 수도권 교통난 해소 정책을 놓고 '현실적이지 못한 이상론', '관료주의적 낡은 사고'라며 공방을 벌였다.

먼저 말문을 연 손 후보는 교통문제 해법에 대해 “당장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서는 수도권 전철의 2배 연장, 전철과 광역버스의 24시간 운행 등 대중교통망 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진 후보도 “경기도와 서울간 광역버스 3개 노선을 대폭 늘리고 출퇴근 시간때 전철 운행간격을 6분으로 대폭 줄이며 자가용 운전자를 위해 휴대폰과 연계한 지능형 교통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진 후보는 이어 손 후보가 제시한 24시간 전철·버스운행과 관련, “전 세계에서 전철을 24시간 운행하는 곳은 뉴욕 단 한 곳밖에 없고 우리나라의 경우 노선 2곳으로는 24시간 운행이 어렵다는 게 철도청 관계자들의 진단”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관료의 사고 틀을 버리고 새로운 지방자치, 새로운 정치를 위해 새로운 사고,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뉴욕은 하는데 왜 수도권은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지. 기술발달로 안전점검을 위한 장비가 도입돼 문제가 없다”고 반격했다.

진 후보는 “공약은 꿈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적인 것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재 심야 지하철 이용객은 1.3%밖에 이용하지 않는데 그들을 위해 막대한 재원을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제 타당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자 손 후보는 “주어진 현재의 제도만 반복 관리한다면 지방자치 선거는 할 필요가 없다”며 “과거 임명직으로 전환해 중앙시책에 따라 움직이면 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이어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 “광역교통시설부담금중 국가에서 거둬 다른 지역에 사용하는 나머지 40%를 가져오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진 후보는 “광역교통시설부담금을 중앙정부에서 뺏아갔다는 것은 흑색선전”이라며 “100%를 거둬 시·도를 연결하는데 사용한 것이고 아무리 그림이 좋다고 해도 24시간 전철시간이 출·퇴근시간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흑색선전·안기부자금 수수

손 후보는 “오늘 아침 광명 아파트 단지에는 '안기부 자금 2억 수수 운운'하는 신문광고가 무차별적으로 복사돼 집집마다 우편함에 꽂혀있었다”며 “이는 민주당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마지막에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반격에 나선 진 후보는 “손 후보의 안기부자금 2억원 수수와 관련, 2001년에는 (손후보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에) '머리숙여 사과한다'고 했다”며 “안받았다면 왜 사과하는가. 그 뒤 재판과정에서 안기부 자금임이 확인됐는데도 손 후보는 지금와서 '기억이 없다' '기억이 안나면 안받은 것이다'라고 말을 바꾸고 있다”며 맹공했다.

손 후보는 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보좌관이 써준대로 읽지 말라”며 “진 후보가 라디오방송에서 98년 수해때 파주지역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당시 광명시민들과 차를 대절해 가서 자원봉사했고 99년에는 미국에 있었기 때문에 가지 못했지만 아내가 자원봉사했으므로 이것이 흑색선전이다”라고 비꼬았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