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타슈켄트 위치, IT 육성하고자 설립
구글·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 취업 성과
공정 입소문… 올해 입학시험 조기마감
"자부심이자 인생 바꾼 선택" 호평 자자
"10년 간 나라 교육수준 지속적인 성장
주요 파트너 세계로 영향력 뻗길 기원"
2014년 개교한 타슈켄트 인하대(Inha University in Tashkent·이하 IUT)다. 국내 대학 교육 과정을 해외로 수출한 사례는 인하대가 최초다.
올해 개교 10주년을 맞은 IUT를 찾아가봤다.
■ 국내 교육 수출 1호, IUT는?
IUT는 2014년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요청으로 인하대의 교육 과정을 도입해 현지에 세워진 대학이다. 우즈베키스탄 정보통신기술부(현 디지털기술부) 산하에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내륙 국가로 둘러싸여 있다. 바다로 가기 위해서 다른 나라를 통과해야 하는 이중 내륙 국가다. 바다를 끼고 있지 않다 보니 수출입 제한이 크다. 또 관광업으로 수입이 많은 국가도 아니다. 기반 산업이 취약한 우즈베키스탄은 미래 먹거리로 IT를 육성하고자 한다. 이를 이루고자 인하대와 함께 대학을 세우게 됐다.
IUT는 'SOCIE'와 'SBL' 두 가지 학부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SOCIE'는 인하대의 국내 학부 과정과 동일한 4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우즈베키스탄에서 이수한 학생들에게 인하대 학위를 수여하는 학부 과정이다. 컴퓨터공학, 정보통신공학 전공이 개설됐다.
'SBL' (3+1)은 3년 간 우즈베키스탄에서 학습한 학생들이 인천에 있는 인하대에서 1년간 교육을 받으면 인하대와 IUT의 복수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과정이다. 경영학과 물류학 전공이 개설돼 운영 중이다.
IUT는 인하대의 '소프트웨어'로 운영되고 있다고 대학 측은 설명한다. 현지 대학에서 재정을 투입하지만 입학시험, 학생선발부터 학사 운영, 졸업까지 국내 대학과 동일한 기준으로 엄격히 진행된다. 인하대 학위가 나오기 때문에 한국 교육부의 기준을 따랐다. 현지에는 인하대 교수와 교직원들이 파견을 나와 있다.
올해까지 누적 졸업생은 2천명에 육박(1천917명)한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대학 정원 확대를 요청하고 있는데, 인하대는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학생 수를 적정하게 제한하고 있다. 현재 재학생은 1천800여명에 달한다.
지난 9일 오후 2시께 IUT 교정에서 제7회 졸업식이 열렸다. 국내 대학과 동일한 4년 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졸업생 307명은 인하대 졸업 가운을 입고 학사모를 던졌다.
학생회장 마무로프 자수르베쿠(Mamurov Jasurbek)는 "IUT는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며 "가족과 친구들이 IUT에 입학한 것을 자랑스러워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학에서 흥미로운 실험을 했고, 여름 방학에는 인천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다"며 "AI 전문가가 되기 위해 졸업 후 한국에서 석사 학위 공부를 이어나가려고 한다. IUT에서 받은 기초 한국어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엔 조명우 인하대 총장, 김웅희 인하대 부총장, 이화석 정석인하학원 상임이사, 김두한 인하대 총동창회장, 무자파르 잘라로브(Muzaffar Djalalov) IUT 총장 등이 참석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과 무자파르 잘라로브 총장은 이날 졸업하는 학생 모두에게 졸업장을 건네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이날 "IUT는 단순히 교육기관에 그치지 않고,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신뢰와 협력의 상징으로 성장해 왔다"며 "졸업생들은 두 나라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배움의 기회를 얻었고, 이 곳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우즈베키스탄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미래의 주역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졸업생들에게 축하를 건넸다.
IUT의 졸업생들은 구글, 테슬라, 화웨이 등 글로벌 유명 기업들에 취업하는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 8일 오후 디지털기술통신부 회의실에서 열린 IUT 10주년 행사에서 만난 졸업생 아지자 아르트크호드자에바(Aziza Artikkhodjaeva)는 "IUT는 나의 자부심"이라며 "교수진들과 대학에서 만난 학생들에게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벤처 캐피털 회사 'Plug and Play' 우즈베키스탄 지사에서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3+1 과정으로 마지막 4학년 과정 1년을 인천의 인하대 캠퍼스에서 보낸 그는 "인천에서 보낸 1년은 대학 생활 중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라며 "기숙사와 캠퍼스 생활을 즐겼고, 한국에서의 특별한 경험들이 그립다"고 했다.
또 다른 졸업생 마흐토비 아사도바(MAhtob Asadova)도 "IUT는 특별한 입학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다"며 "물류와 비즈니스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대학이었고,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진 대학의 교육 환경 때문에 IUT 대학을 선택했다"고 했다.
■ 공정한 입학시험 입소문으로 입시 열풍까지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는 IUT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이 많다. 매년 우수 학생을 뽑기 위해 입학 시험이 3회 이뤄지는데, 올해 460명을 뽑는 입학 시험은 2회차로 마무리됐다. 학생들이 몰려 2회차에서 이미 정원을 다 채웠기 때문이다.
공정한 시험으로 입소문을 탄 IUT의 입학시험은 (공학계열 기준)수학, 물리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하대 교수진이 국내에서 입학 시험지를 만들고, 국내 교직원들이 시험을 진행하러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한다. 시험 당일에도 한국에서 온 직원들만 입장할 수 있는 대강당에서 시험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촌지나 부정 입학 등의 문제를 차단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대학 입시 열풍도 불고 있다. IUT 개교 이전에는 입시 학원이 드물었다. 지난 11일 오후 찾은 타슈켄트 시내에 위치한 한 학원에선 매년 200여명의 우즈베키스탄 학생들이 IUT 입학시험을 준비한다고 했다.
이 학원도 IUT 개교 10주년과 동일하게 올해 개원 10주년이 됐다.
이 학원을 운영하는 알렉산더 클리모프(Alexander Klimov) 원장은 "입학 시험의 기준은 한국에 맞춰져 있어 학생들이 어려움을 느낀다.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은 적어도 한번에 합격하지 못해 2번 이상 시험을 본다"며 "현지 학생들은 한국에서 온 교수진 등에게 배우고 싶어한다. 또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후 좋은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많다"고 했다.
"미래에는 우즈베키스탄 IT분야에서 가장 선도적인 대학으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개교 10주년을 맞은 타슈켄트 인하대학교(Inha University in Tashkent·이하 IUT)의 무자파르 잘라로프 총장을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IUT 캠퍼스에서 만났다.
무자파르 총장은 "현재 우즈베키스탄은 IT와 물류 산업 등을 모두 아웃소싱하고 있다"며 "IUT는 IT분야의 경력을 쌓은 학생들이 자국에 남아 해외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고, IT 관련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학교 운영 목표를 밝혔다.
그는 "10년 전 우즈베키스탄의 교육 수준은 현재와 매우 다르다. 10년 전에는 국내에 단 하나의 대학만 있었지만, 지금은 50개 이상의 대학과 많은 해외 대학이 있어 우리는 계속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며 "IUT는 데이터 과학, 머신러닝과 같은 분야에 집중한 프로그램을 갖춰 학생 수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그는 IUT의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했다. 무자파르 총장은 "인하대학교가 우리의 주요 파트너로서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피지 등 주위의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일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