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수원 고속화도로 민간투자사업(이하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에 반대하는 군포시민들이 경기도민 청원을 제기한다.
주민들과 도내 시민단체 관계자들로 구성된 경기도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 반대 행동연대(이하 행동연대)는 13일 도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도민 청원 서명이 1만명을 넘길 경우 도지사가 직접 혹은 서면으로 30일 이내에 답변토록 돼있다.
경기도와 군포시 등에 따르면 시흥~수원 민자도로 사업은 시흥시 금이동에서 의왕시 고천동까지 15.2㎞ 연결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금호건설(주) 등으로 이뤄진 (가칭)시흥수원고속화도로주식회사에서 2020년 경기도에 제안한 사업이다. 도로가 개설되면 경기 남부권에서 인천공항으로의 이동 시간이 30분 이상 단축되는 등 서남부권 교통 혼잡도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그러나 가장 많은 구간에 해당하는 군포지역과는 도로가 직접 연결되지 않는데다 도립공원인 수리산을 관통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어 군포시는 물론, 지역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반발(6월27일자 8면 보도)하고 있다. 지난 9월엔 공사 구간과 인접한 지역인 군포시 속달동 주민들이 주민대책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속달동 주민들은 “도립공원 구역이라 진입로를 내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여러 생활상 불편을 감내하면서도, 공기 좋고 물 좋은 것 하나만 보고 이곳에 온 분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수리산을 파괴하고, 주민들에게 고속도로 소음과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를 안겨주다니 말도 안 된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사업이 백지화될 수 있도록 도지사가 조치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지역 시민단체 측은 해당 사업이 군포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됨에도 주민들에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점을 지적했다.
성명서에서 행동연대는 “주거 밀집 지역 지하에 터널 공사가 계획돼있지만 터널 발파 공사가 어떻게 이뤄질지, 그 과정에서 소음과 진동 피해가 어떨지, 오염된 공기는 어디로 배출되는지 알 방법이 없다. 정보 불균형은 지역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경기도는 주민들에게 사업 계획을 알리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동연 도지사가 이날 오후 수리산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 지사는 수리산 산림욕장 황톳길에서 진행된 ‘경기 맨발길 조성 선포식’에 참석해 맨발 걷기 명예 회장으로 위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