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소집일인 13일 오전 9시 40분께 수원시 장안구 수원북중 체육관 앞으론 수험표를 받으러 온 수험생들의 행렬이 학교 정문까지 100m가량 길게 이어졌다. 이곳에선 오전 10시부터 졸업생 및 검정고시 수험생에게 수험표가 배부됐다.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 속에 수험생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예비 소집 장소를 찾았다. 반도체 관련 학과에 진학을 희망하는 현우진(21)씨는 "세 번째 수능이라 익숙하면서도 조금 긴장된다"며 "주변에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응원해 줬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예비 장소에서 초조하게 자녀들을 기다리는 학부모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다니던 직장에 오전 반차를 쓰고 왔다는 이선진(54)씨는 "자녀에게 힘이 돼 주기 위해 같이 왔다"며 "긴장될 텐데 두려움 갖지 말고 자신 있게 (시험을) 보라고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 장안구 수성고에서는 후배들의 기운이 넘쳤다. 수능을 앞둔 선배들에게 정성이 담긴 응원을 하는 수능 출정식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 행사를 2주 전부터 준비했다는 안병윤(17)군은 "후배들의 응원 기운을 받아 선배들이 좋은 성적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시험을 앞둔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번 수능은 의과대학 모집 정원 확대 영향으로 21년 만에 가장 많은 'N수생'이 몰렸다. 예비 소집 현장에서도 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를 선택한 수험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최윤성(19)군은 "의대 진학을 위해 고등학교 자퇴 후 지난해 수능을 치렀다"며 "익숙하면서도 떨리지만, 올해는 의대 정원이 확대돼 희망을 품고 수능에 임할 예정"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수능 감독관도 마음이 떨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날 오후 2시께 수성고에서는 수능 감독관 교육이 진행됐다. 교사 이모(39)씨는 "감독관도 수능을 보는 학생들만큼 긴장된다"며 "학생들이 열심히 노력한 만큼 안정된 환경에서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수능에 응시하는 경기도 내 학생은 지난해보다 7천478명 증가한 15만3천600명이다.
/김태강·마주영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