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탄소중립 항만 구축계획에
운영사, 인천 청정수소 사업 제출
14만6천㎡ 부지 年 100만t 목표
市 부정적 입장·관로 건설 '숙제'

인천 신항 1-2단계 컨테이너 부두 개장으로 2027년 12월 폐쇄될 예정인 인천 남항 E1컨테이너부두(E1CT)를 수소 생산기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1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E1CT 운영사인 E1은 해수부가 수립 중인 '탄소중립 항만 구축 기본계획'에 반영할 사업으로 '인천 청정수소 공급 사업'을 제출했다.

해수부는 항만 내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올해 연말까지 탄소중립 항만 구축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E1은 E1CT 장치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14만6천㎡ 부지를 청정수소 공급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1은 해외에서 암모니아를 수입해 해당 부지에 저장하고, 가공 과정을 거쳐 연간 100만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E1은 해당 부지에 5만t급 암모니아 탱크 2기를 건설하고, 연간 7만t의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크래킹 설비(암모니아를 청정수소로 변환해 주는 장치) 3기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청정수소를 한국남부발전 신인천빛드림본부와 한국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 한국중부발전 인천발전본부, 포스코인터내셔널 인천발전소 등에 공급하는 게 사업 모델이다. 이들 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를 혼합한 수소 혼소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LNG를 연소하는 기존 방식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현재 한국서부발전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천 서구에 LNG·수소 혼소 발전소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정대로 발전소가 지어지면 2032년에는 연간 14만8천t의 수소가 필요할 전망이다.

다만, E1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인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 예정지는 주거지와 가깝기 때문에 인천시가 수소 공급기지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인천 중구에 있는 공급기지에서 서구에 있는 발전소까지 수소를 운반할 수 있는 관로를 건설하는 것도 숙제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인천시 관계자는 "E1 측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아직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부지에 암모니아 저장탱크가 들어서면 주민 민원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주민 수용성부터 확보해야 해당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