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치러진 14일 시험장으로 향하는 인천 지역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굳은 표정으로 학교 정문을 향하다가도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의 응원에 밝게 미소 짓기도 했다.
오전 7시께 인천 남동구 석정여자고등학교. 입실 마감 시간(8시10분)을 한 시간 넘게 앞두고 있었지만 수험생 발길이 이어졌다. 수험생들은 친구들 손을 꼭 잡고 정문으로 들어섰다. 학교까지 함께 온 부모님들은 정문 앞에서 인사를 나누며 자녀들을 격려했다. 학생 중 일부는 정문 앞의 시험장 현황표과 수험표를 비교하며 자신이 올바른 시험장에 왔는지 수차례 확인하기도 했다.
학익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리나(19)양은 “인생에서 한번뿐인 수능이라고 생각하니 무척 긴장된다”며 “후회없이 그동안 준비한 만큼만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반가운 친구의 얼굴이 보이자 “우리 수능 잘 보자”며 서로를 응원하기도 했다.
인천고잔고등학교에 다니는 이나리(19)양은 “찍은 것도 다 맞았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이어 “미용학과에 가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다”며 “평소에 자주 먹던 반찬으로 도시락을 챙겨달라고 부모님께 부탁했다. 긴장되지만 컨디션은 좋아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시험장에 들어서고 한참을 정문 앞에서 자리를 지켰다. 박금수(52)씨는 “자녀가 수능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어서 전날 밤에 딸아이도, 나도 무척 긴장했다”며 “다행히 아이가 잠도 푹 자고 아침도 잘 먹었다. 그동안 노력한 만큼만 해내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사장 입실 시간인 오전 8시10분을 넘겨 시험장에 도착한 학생도 있었다. 8시12분께 정문 앞에 도착한 학생은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교사는 학생의 손을 잡고 “괜찮아, 울지마”라고 다독이며 함께 학교 건물로 달려갔다.
이날 인천 연수구에 있는 연수고등학교도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가족들로 붐볐다. 어머니와 아버지, 여동생, 이모, 이모부와 사촌 동생까지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모이기도 했다. 인천포스코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고동완(19)군의 어머니 권혜진(45)씨는 “아들이 그동안 아무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 수능 시험장에 온 것만으로도 대견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세 번째 수능에 도전한다는 손유성(21)씨는 “한의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공부했다”며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수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학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아침부터 정문을 지킨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문장혁 교사는 “3년 내내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옆에서 지켜봤기에 아이들만큼이나 간절한 마음으로 수험장에 왔다”며 “문제가 어려워도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시험을 치르고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수능에 지원한 인천 지역 학생은 2만8천149명이다. 지원자 중 남자는 1만4천471명, 여자는 1만3천678명이다. 재학생은 1만9천140명, 졸업생은 7천859명, 검정고시 응시자는 1천150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석정여고와 연수고를 포함해 인천 지역 55개 학교에서 시험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