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소설집… "현실 몸 담았기에 출간 가능" 

고단한 일상 속, 온기 잃지 않는 가족 이야기 

 

지난해 김양미 작가의 첫 소설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출간 인터뷰 모습. /경인일보DB
지난해 김양미 작가의 첫 소설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 출간 인터뷰 모습. /경인일보DB
■ 오순정은 오늘도┃김양미 지음. 학이사 펴냄. 240쪽. 1만5천원

화려하지 않다 못해 초라할 수 있지만, 우리네 주변에 있는 이웃의 얼굴이 담겼다. 곱창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족을 위해 일만 하는 오순정, 억척스러운 아내와 살면서 마음 한편에 작가로서의 꿈을 품고 있는 김종만, 이런 엄마와 아빠 밑에서 자란 맏딸 김하나. 각자 저마다의 희망을 안고서 사는 세 명은 우리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2022 경인일보 신춘문예 소설부문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김양미 작가가 두 번째 소설 '오순정은 오늘도'를 들고 독자를 찾았다. 지난해 '죽은 고양이를 태우다'를 출간한 뒤 1년여 만에 선보인 단편집이다.

소설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특히 7편의 단편 중 맨 앞의 세 편은 연작으로 시작한다. '오순정은 오늘도', '김종만은 오늘도', '김하나는 오늘도'. 엄마, 아빠, 딸 등 세 명의 시선으로 각각 전하는 이야기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고 사는 소시민의 모습을 보여준다.

꿈조차 사치처럼 느껴지는 조건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그렸지만, 문체는 결코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일상에서 마주한 평범한 일들 속에서 생동감과 왠지 모를 온기를 포착해내는 김양미 작가 특유의 감각 덕분이다.

"목이 해진 남편의 겨울 코트를 보다가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옷이 있을까 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들렀다 문밖에 세워진 낡은 자전거를 본 것"에서 영감을 받는 식이다.

김양미 작가는 "시간이 많다고 해서 각 잡고 앉아 글을 쓰지는 못한다. 현실에 몸담고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편의점에서 알바 하다가 떠올린 이야기, 곱창집에서 일하며 고단한 일상에 대해 끄적인 글 등을 담았다"고 출간 소감을 전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