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표를 잡아라'.

인구 100만명 돌파를 앞둔 중산층 밀집 도시인 고양시의 시장후보들이 아줌마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종반전에 접어들어서도 계속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으로 미뤄 선거 참여율이 높은 아줌마들의 표심이 당락에 큰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고양시 인구 분포는 일산신도시, 화정·행신 등 7개 택지지구에 서울 등 외지인이 대거 전입하면서 토박이 비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실정.

특히 대부분 남자들인 직장인의 60% 가량이 서울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아줌마들의 입김(?)이 유달리 센 지역으로 꼽힌다.

실제 서울로 출퇴근하는 가장들은 대부분 지역사정에 관심이 적어 후보들과 관련된 각종 정보나 여론동향 등을 부인에게 의존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모를리 없는 4명의 후보들은 아줌마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선거공약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한나라당 강현석 후보는 여성발전기금 50억원 조성 등 여성의 시정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공약했다. 강 후보는 또 선거 홍보물에도 부인, 자녀(2명)와 함께 피아노 치는 모습을 넣어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김성수 후보는 주부들이 사생활 침해를 가장 싫어하는 점에 착안, 전화 및 핸드폰 문자 홍보, 아파트 단지내 방송 등을 삼가고 있다.

대신 월드컵에 관심이 부쩍 많아진 주부들을 위해 10일 한-미전때 월드컵 응원 유세를 벌였다.

한국미래연합 황교선 후보는 여성정책특위를 구성, '황 시장 재선이 대형 국책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결국 아줌마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할 것'이란 홍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박근혜 효과도 잔뜩 기대하고 있다.

무소속 이치범 후보도 자신을 추대한 시민·환경단체와 함께 반(反) 러브호텔 운동에 앞장선 세력이 아줌마란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적극 지지를 기대하고 있고 여성을 주 전화 홍보 대상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환경 정화 등을 강조하고 있다.

고양지역 여성 유권자는 총 선거인수 56만967명의 51.5%인 28만8천737명으로 남성보다 3% 포인트, 1만6천507명이 더 많다.

투표율을 40% 가량으로 전망할때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만큼 7만∼8만표를 당선 안정권으로 보면, 각 후보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아줌마 표심 잡기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불붙을 전망이다. <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