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오늘, 현대사 한 장면… 법정 두 번 더 남아”
여권 환영 “단죄 시작된 것” 야권 부글 “끝내 이기겠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오전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서초동 배웅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지만, 70여명에 달하는 의원들은 재판 전부터 법원에 나와 이 대표가 무죄 판결이 나오길 응원했다.
재판에 전 오후 2시16부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주먹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지지자들도 ‘이 대표님 힘내라’ 외치며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동료 의원들과 지지자들의 응원을 받으며 들어갔지만, 서울중앙지접 형사34부는 이 대표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2022년 9월 불구속 기소 된 지 2년 2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경우 민의가 왜곡되고 훼손될 수 있다”며 “피고인을 향해 제기된 의혹이 국민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방송 매체를 이용해 파급력과 전파력이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죄책과 범죄가 상당히 무겁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하지만 허위 사실 공표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수집해 민의가 왜곡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 종료 후 이 대표는 항소의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법원에서 나와 “오늘의 이 장면도 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장면이 될 것”이라며 “현실의 법정은 두번 더 남아있고 민심과 역사의 법정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상식과 정의에 입각해서 판단해보시면 충분히 결론에 이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원의 1심 선고 결과를 두고 여야는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법원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야권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SNS) “판사 겁박 무력 시위에도 불구하고 법에 따른 판단을 한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고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국민과 함께 사법부의 독립과 공정에 대한 의지를 지키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도 페이스북에 “명백한 사실관계 앞에서도 거짓말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던 이재명에게 법원은 징역형이라는 무거운 죄를 물었다”면서 “이재명에 대한 단죄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말했다.
반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정청래 의원은 “믿어지지 않는다. 민심이 천심이거늘 하늘이 두렵지 않느냐”면서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끝내 이기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차기 대선 출마가 불가능해진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