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친문’ 세 불린 경기도 잠룡… 발언 수위 높이며 대권보폭 확대

 

‘현직 도지사’ 프리미엄에 힘실려

연일 윤 대통령 하야 외치며 강공

친명 일색 민주 원내 구성이 쟁점

본예산 브리핑 (6)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2024년 경기도 본예산 편성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4.11.5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김부겸 전 국무총리·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신(新) 3김’으로 요약되는 잠룡들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중 유일하게 현직에 있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경우 이재명 대표 선고 전 비명계와 친문계 인사를 경기도에 적극 영입하며 세를 불렸는데, 현재로선 가장 강력한 이재명 대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선고받으며 대권 가도에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싸워나가겠다”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대안 찾기에 나섰고 실제 야권에서 여러 후보가 거론된다.

이중 지분율이 가장 높은 대안이 김동연 경기도지사다.

김동연 지사는 이 대표에 대한 법원의 선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사법부의 판단이 매우 유감스럽다. 대한민국에 법의 상식과 공정이 남아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글을 남겼다.

다만 구체적으로 판결에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은 남기지 않았다.

경기도는 현재 ‘비명·친문의 집결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친문계 좌장으로 불리는 전해철 전 의원을 경기도 정책 자문기구인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한 것은 물론, 최근 비명계인 고영인 전 의원과 윤준호 전 의원이 각각 경제부지사와 정무수석으로 취임했다. 또 김부겸 국회의원 보좌관을 지낸 손준혁 전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도 소통협치관으로 경기도에 합류했다.

산하기관의 비명계 포진도 눈에 띈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최측근인 조경호 전 국회의장 비서실장도 최근 경기신용보증재단 마케팅그룹 상임이사로 부임했다.

앞서 임명된 신봉훈 정책수석과 안정곤 비서실장 등도 비명계로 분류된 인사로, 지근거리에서 김 지사를 보좌하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독일 출장 중 현지에 유학 중인 김경수 전 지사와 회동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하야’를 요구하는 등 연일 발언이 거세지고 있기도 하다.

친문을 등에 업은 김 지사의 대권행보 전략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광복절 특별사면·복권’으로 위기를 맞는 듯도 했지만, ‘친문 적자’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현직 경기도지사라는 프리미엄이 김동연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비명계의 세력화도 관심사다. 비명계 낙선자 중심 원외 모임으로 가장 영향력이 크다고 전해진 ‘초일회’의 행보가 가장 관심사다.

초일회에는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광온 의원을 비롯해 양기대·김철민 등 경기지역에 뿌리를 둔 정치인들이 중심에 포진돼 있다. 초일회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이날 언론에 다음 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을 주제로 특강을 듣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김동연 지사와 김경수 전 지사도 향후 초일회의 초청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가 현실화 됐지만, 현재 민주당의 원내 구성이 ‘친명’ 일색 인데다 비명계의 구심점이 약해 ‘대안론’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며 “다만 비명계 세 결집에서는 가장 유리하고 앞서 있는 사람이 현직에 있는 김동연 지사라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고건·이영지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