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내 해당 내용 소명 못하면 확정
학부모들 ‘솜방망이 조치’ 지적도

인천 한 어린이집 원장이 원생들에게 상한 음식 등을 먹였다는 폭로가 나오자 담당 구청이 조사를 벌여 행정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인천 연수구는 영유아보육법을 위반한 송도국제도시 한 가정어린이집에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연수구는 지난달 28일 이 어린이집 원장이 원생들에게 유통기한이 지난 식빵이나 상한 과일 등을 간식으로 지급했다는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해당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촬영한 어린이집 간식 사진을 보면 복숭아나 토마토 등 과일이 물러있거나 일부가 까맣게 변색돼 있다.
10월14일에 오후 간식으로 지급했다는 식빵의 유통기한은 ‘10월8일’로 적혀 있다.
연수구는 신고 접수 이후 3차례 현장 조사를 진행해 식자재 구매 내역이나 급식 제공 현황 등을 점검하고, 원장과 면담해 신고의 진위 여부를 파악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원장 등은 상하거나 소비기한이 지난 원료·완제품을 음식물 조리에 사용하면 안 된다. 이런 음식물을 보관만 해도 시정명령이나 자격정지 등에 처해질 수 있다.
조사 결과 일부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한 연수구는 어린이집에 시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어린이집에서 앞으로 2주 안에 해당 내용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면 행정처분이 확정된다.
다만 관련법 위반 전력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해 자격정지 처분까지는 내리지 않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이 같은 구청의 조치를 ‘솜방망이’라고 지적했다. 한 피해 원생 부모는 “시정명령은 별다른 제재가 없어 제대로 된 조치라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원장 측은 맘카페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는 법률 의견서를 올리면서 당당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연수구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관련법에 의거해 처분 수준을 정한 것”이라며 “시정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제대로 된 조치를 안 하거나 또다시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곧바로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수구 감사실은 해당 어린이집에서 원생들에게 상한 과일 등을 간식으로 먹였다고 구청에 신고한 학부모의 신원이 원장 등에게 유출된 것에 대해 담당 부서 직원들을 상대로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